국내 최대 에틸렌 생산공장인 전남 여수산업단지 내 여천NCC㈜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화학원료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 관련 산업 전체에 큰 타격을 줄 전망이다.
이 공장은 노조 파업으로 생산직 근로자 700여명이 가동하던 생산라인을 비조합원 200여명이 맡고 있으나 근무자들의 피로가 누적돼 조업중단이 불가피한데다 화학공장 특성상 언제 안전사고가 날지 모르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파업=여천NCC는 대림산업㈜나프타분해공장과 한화석유화학㈜ 여천공장이 99년 석유화학공장 자율구조조정에 따라 합병된 회사로 조합원 720명을 포함 전체 직원이 1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이 회사 노조는 지난해 단체협상에서 최대 290%의 성과급 지급 명문화와 임금 및 직급 격차해소를 요구했으나 사측이 받아들이지 않자 지난달 16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이 공장은 평소 4개조로 3교대하며 24시간 근무체제를 유지했으나 사측은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자 비조합원 200여명을 투입, 1,2,3공장 생산라인에서 2개조 2교대로 운영하고 있다.
사측은 비조합원들의 초과근무가 한계에 달하자 지난달 29일부터 제1공장의 가동률을 25% 낮췄으며 SM(스타이렌 모노모), BTX(벤젠 톨루엔 크실렌)등 3개 소형 화학공장 생산가동을 중단했다.
사측은 조업 비중이 가장 큰 제1공장의 경우 근무자들의 피로가 한계점에 도달해 있으나 조업이 중단될 경우 매출 손실액이 클 것으로 보고 2,3공장 근무인원 중 일부를 투입해 당분간 조업을 계속할 방침이다.
노조원들은 1일 제2공장 조정실을 검거하는 등 대부분이 조업을 거부하고 있으나 19명은 전남도로부터 동력부문 쟁의행위(파업) 중지명령을 받은 3개공장의 동력부분 조업에 참여하고 있다.
▽파장=여천NCC는 전국 에틸렌 생산량(520만t)의 4분의 1 정도인 연간 130만t(1조4000억원)을 생산하고 있는 국내 최대 업체다.
또 프로필렌 70만t, 벤젠, 톨루엔, 자이렌 150만t 등 4000억원 상당의 석유화학 기초원료를 생산하는 국가 기간산업체 중 하나다.
회사측은 파업 19일째인 3일 현재 일부 라인 조업 중단에 따른 손실액을 200여억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제1공장 조업이 중단될 경우 한달에 1700억원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여천NCC는 여수산업단지 내 14개 석유화학업체의 수지제품 기초원료를 공급하고 있어 조업이 전면 중단되면 여수산단 내 공장들의 매출손실은 물론 국가경제에도 심각한 피해를 미칠것으로 보인다.
▽쟁점=노조측은 "지난해 사측에서 성과급 290% 지급을 명문화하겠다고 약속하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은 노조원 길들이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또 한화석유화학과 대림산업이 합병하면서 직급은 한화출신 사원들이 높고 임금은 대림계 직원들이 많아 이를 공평히 조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대해 사측은 "노조원들이 고졸 22년차 연봉이 8117만원에 이르는 등 업계 최고수준의 급여를 받으면서도 성과급 명문화 등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노동부와 전남도, 여수시, 여수상공회의소 등은 이 회사의 조업중단이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고 보고 노사 양측에 타협을 촉구하고 있으나 노사간 입장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려 파업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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