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전에서 참패한후 고개를 떨구는 선수들
한국축구는 왜 큰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내지 못할까.
한국은 월드컵축구대회에 5차례나 출전했으나 4무11패를 기록, 단 1승도 거두지 못했고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지난해 시드니올림픽에서는 칠레 모로코 등 강호들을 꺾으며 2승1패를 기록했으나 역시 8강에 오르지 못했다.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와 최근 전력이 급상승한 일본과 함께 아시아축구의 최강을 자부해온 한국이지만 유독 큰 국제대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나 일본에 비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국제대회에서 한국축구가 ‘첫판 징크스’를 겪고 있기 때문. 사기를 올릴 수 있는 첫 경기에서 이상하리 만치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완패를 당함으로써 나중에 뒷심을 발휘할 여유를 갖지 못하는 것.
한국은 지난해 시드니올림픽에서도 준우승팀인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0-3으로 패하는 바람에 이후 남미와 아프리카의 강호인 칠레와 모로코를 꺾어 2승1패를 기록했지만 예선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이번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도 멕시코와 호주를 연이어 격파했지만 프랑스에 0-5로 완패를 당한 게 치명타가 돼 결국 예선탈락하고 말았다.
축구전문가들은 한국축구가 첫 경기 때마다 죽을 쑤는 가장 큰 이유로 심적 부담을 꼽는다. 신문선 SBS 축구해설위원은 “축구는 전술, 기술, 체력에 심리적 요인이 복합되어 최상의 전력이 나오는데 한국은 첫 경기에서 얼어붙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강팀들과 자주 경기를 갖지 못한데다 팀 내에서 공수의 완급을 조절하고 선수들을 안정시킬 수 있는 대들보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첫판 징크스’는 히딩크 사단이 해결해야 할 우선 과제로 남은 셈이다.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