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의 카페에 올라가 있는 불법 동영상 때문에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 영화를 불법 복제해서 올리는 사람들을 철저히 추적해야 한다" (웹시네마)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는 카페에 자진 삭제하도록 경고를 하고 삭제를 하지 않으면 카페를 폐쇄하는 등 충분한 조치를 취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인터넷 상의 디지털 컨텐츠의 저작권 침해를 놓고 유료 영화 컨텐츠 업체와 대형 포털인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이에 법적 다툼이 벌어졌다.
웹시네마, 아이링크 커뮤니케이션 등 유료 인터넷 영화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4일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저작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소했다.
이들 업체는 "다음의 카페 게시판에 자사의 유료 영화 컨텐츠가 나돌고 있다" 며 "다음측에 시정을 요구했으나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법적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밝혔다.
웹시네마에 따르면 카페에 속한 상당수의 영화관련 커뮤니티의 운영자와 사용자들이 유료로 제공하는 영화파일을 불법으로 게시판에 올려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것. 이 업체는 최대 1억원의 저작권료를 주고 사온 영화가 공짜로 게시판에 올려져 막심한 재산상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다음측은 "웹시네마가 시정 조치를 요구한 106개 카페에 대해 경고 조치를 했으며 경고 뒤 자진 삭제를 하지 않는 일부 카페는 강제 폐쇄했다" 며 "웹시네마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웹시네마는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문제가 된 카페 운영자들이 기존 카페를 폐쇄하고 유사한 새 카페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에서 이들 운영자를 철저히 추적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는 것.
웹시네마 신도환 이사는 "다음이 사이트 페이지 뷰를 높이기 위해 카페 관리를 하지 않고 방치한다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음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카페 운영자가 과거에 문제를 일으켰다고 해서 개개인이 사이트 안에서 하는 모든 일을 감시해야 한다는 말이냐"고 반박했다.
그는 "기술적으로는 운영자의 아이디를 알아내 행적을 추적할 수도 있지만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서울지법 민사항소4부는 지난 4월 30일 "게시판 운영업체는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을 삭제할 의무가 있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에서는 인터넷 게시판 운영업체의 책임을 확장하는 판례가 늘고 있다"며 "전례로 삼을만한 판결이 없는 국내에서도 미국 판례를 참고해 운영업체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서 다음에게 불리한 판결이 내려질 경우 앞 다퉈 커뮤니티 서비스를 강화해 온 야후, 라이코스, 드림위즈 등 대형 포털 업체도 활동에 제약을 받게 될 전망이다.
박종우he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