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 성공 개최의 첫 번째 열쇠는 뭘까?
컨페더컵을 개최한 일본의 니가타와 가시마시는 역시 자국 축구대표팀의 성적이 성공 개최의 가장 중요한 요건임을 명확히 입증했다.
일본-브라질의 B조 예선리그 마지막 경기가 열린 4일 조그만 시골 도시 가시마는 밀려드는 인파에 하루종일 들썩거렸다.
하루 전인 3일 낮 12시경 이미 입장권이 완전 매진된 가운데 열차와 셔틀버스를 증편하는 등 비상 수단을 총동원했지만 체증과 혼잡은 피할 수 없었다. 시내 호텔도 일찌감치 동나 미처 예약을 하지 못한 취재진이 1시간 가량 떨어진 나리타로 보따리를 싸는 불편을 겪기도 했다.
경기 당일 시내 한 백화점 앞 주차장에서는 브라질 삼바축제, 일본 전통 악기 공연, 응원 퍼포먼스 등 잔치 마당이 펼쳐졌다. 경기가 시작되자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시민들을 위해 가설 대형 스크린을 통해 전경기를 생중계했다.
또 경기 하루 전 가시마 시의회 공민회관에서 열린 ‘월드컵 심포지엄’에도 일본 대표팀의 선전으로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많은 시민이 참석해 귀를 기울였다.
니가타시도 사정은 마찬가지. 특히 일본의 2연승 현장인 니가타 월드컵경기장 자유견학 프로그램엔 단체 예약이 줄을 이어 어느새 월드컵 경기장이 관광 명소로 자리잡았다.
후지TV가 생중계하고 있는 일본팀 경기의 TV 시청률이 급증해 캐나다와의 1차전 때는 오노가 선취골을 넣은 직후 시청률이 최고 27.6%를 기록하는 등 평균 20.1%를 마크, 같은 시간대 TV아사히가 생중계한 인기 프로야구 경기 요미우리 대 야쿠르트전(12.1%)을 두 배 가까이 웃돌았다.
일본축구협회도 대표팀의 선전으로 적자 대회가 흑자 대회로 돌아섰다고 싱글벙글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주최의 이번 대회에서 일본협회 수익금은 입장료 수입이 전부. 지금까지 일본전 외에는 관객이 1만명 남짓에 그쳐 FIFA로부터 약 1500만엔을 보전받을 예정이었으나 일본이 7일 준결승전을 치름으로써 적자를 메우고도 2억2500만엔의 추가 수입을 올리게 됐다. 일본 대표팀이 FIFA로부터 받는 추가 출장료 25만달러를 합치면 최소 2억8000만엔의 흑자를 보게 된 것.
언론도 연일 특집을 꾸미며 월드컵 붐 조성에 나섰다. 한 일본 축구팬은 “연일 탄생하는 스타 이야기속에 어느덧 월드컵이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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