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업무라고 남녀가 따로 있나요. 여성의 섬세함을 살려 고객 편의와 안전수송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4일 한국 철도역사 102년 만에 첫 여성 역장으로 임명된 박영자(朴英子·39) 사무관.
철도청 기획예산과에서 근무하다 경인선 부천역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박씨는 “이번 일이 여성 철도공무원의 고위직 진출을 위한 출발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의 역장 임명은 철도업무가 대부분 건설 토목 운전 보선 정비 등 여성이 접근하기 힘든 분야임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것.
박 역장은 특히 행정고시 출신 여성사무관 2명을 제외하고 지난해 철도청 내부인사로는 처음으로 여성 사무관으로 승진한 인물이기도 하다.
건국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한 뒤 81년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철도와 인연을 맺은 그는 95년부터 본청 기획예산과에 근무하며 남성들도 하기 어려운 대(對)국회업무를 맡아왔다.
국정감사 때는 자료준비 때문에 부천시에 사는 남편(김근태·41·아주대 정보통신전문대학원 교학과장),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와 두 달 가까이 떨어져 지내기도 했다.
“공무원이기 이전에 한 가정의 아내와 엄마로서 제대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습니다. 이젠 집에서 출퇴근하게 돼 더 일에 매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