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 리허설 대회인 2001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2승(1패)을 거두고도 4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축구대표팀 ‘히딩크 사단’에 대해 ‘그만하면 잘했다’와 ‘실패작이었다’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가 한국축구의 문제점과 가능성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는데 입을 모으며 이를 거울 삼아 2002월드컵에서 ‘또다른 실패’를 재연하지 않기위해서 노력할 것을 관계자들에게 촉구했다.
▽신문선 SBS해설위원〓내년 월드컵에서 한국은 유럽의 2팀 정도와 같은 조에 포함된다고 보면 결국 유럽의 벽을 뛰어넘어야만 16강 진출의 염원을 이룰 수 있다. 일본은 최근 프랑스와 스페인에 무참히 무너지면서 유럽축구를 배우려는 노력을 했다. 이번 대회에서 무난히 4강에 오른 것도 이같은 노력의 결과다. 한국도 비록 짓밟히는 한이 있어도 유럽의 강팀들과 많은 경기를 통해 ‘유럽의 벽’을 넘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호 수원 삼성 감독〓한국축구가 유럽에 너무 약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유럽축구에 빨리 적응하는 게 급선무다. 상대공격수를 어이없이 놓치는 수비, 좋은 기회에서 골로 연결하지 못하는 공격 등 전반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선진축구는 더이상 2선에서 길게 이어지는 패스로 침투하는 공격방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공격수들은 그라운드를 휘저은 뒤 미드필드부터 연결되는 빠른 패스를 이용해 상대를 압박해 골을 잡아낸다.
최만희 전북 현대모터스 감독〓단기간에 큰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선수들이 프랑스전에선 경직돼 제대로 기량을 펼치지 못하고 당했다. 멕시코와 호주전에선 비교적 성공적인 플레이를 했지만 역시 공수에서 예전과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그러나 비난만 해선 안된다. 축구환경이 축구선진국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히딩크 감독을 위시해 선수단이 일치단결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허정무 KBS 해설위원〓잘 싸웠지만 문제점도 많이 발견됐다. 강팀과 약팀에 필요한 전술 부재가 아쉬웠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강팀을 만나면 지나치게 위축되는데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 히딩크 감독이 강팀들과 친선경기를 많이 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강팀과 싸우다 보면 좋아질 것이다. 항상 지적되는 것이지만 너무 쉽게 무너지는 수비와 골찬스에서 골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골결정력 부재에 대해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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