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대회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수원과 울산 대구 등의 월드컵경기장이 속속 완공돼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월드컵대회의 성공은 월드컵경기장의 각종 시설과 운영 여부 등에 달려 있지만 편리한 교통편과 친절한 안내 등도 중요하다.
경기 수원시 우만동 월드컵 수원경기장은 수용 규모 4만3000명으로 현재 ‘2001 컨페더레이션스컵 축구대회’가 치러지고 있다.
그러나 운전자들이 이 경기장을 보다 편리하고 손쉽게 찾을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방향표지판 개선 등 시설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본보 기자는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경기도지부 한만식(韓滿植) 안전조사과장과 함께 △경기 안양 방면에서 접근하는 1번국도(경수산업도로)의 지지대 고개 △신갈∼안산고속도로 동수원 인터체인지(IC) △경부고속도로 수원 IC 등 3개 방향에서 각각 수원경기장을 찾아가봤다.
월드컵경기장을 알리는 방향표지판이 대부분 갖춰져 있기는 했지만 연속성이 떨어지고 부적절한 장소에 있는 경우도 있었다. 또 일부 도로는 차로가 급격히 좁아지면서 초행길 운전자의 경우 교통사고가 우려되고 접근도로의 유도가 잘못돼 교통체증을 유발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수원 IC와 수원시가 신설한 호텔 캐슬∼월드컵경기장∼동수원 IC간 도로와의 연계가 안돼 심한 체증과 부작용이 우려됐다.
▼연속적인 정보제공 안돼▼
▽방향표지판 연속성 미흡〓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쉽게 갈 수 있도록 해당 교차로 전방에 방향표지판 및 예고표지판이 설치돼야 하나 경부고속도로와 국도 42호선이 교차하는 수원톨게이트 앞 삼거리에는 월드컵경기장을 알리는 안내표지판조차 없었다.
서울과 경기 남부지역에서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해 찾아가는 사람들은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요금소 전면과 교차로 차량정지선 전방에 방향표지판이 필요하고 수원시내 방향으로도 원천유원지 입구 삼거리와 수원 남부경찰서 앞 사거리 중간에 방향예고표지판을 신설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또 영통신도시 앞 영통고가교 앞과 기아자동차 정비센터 앞 등 교차로와 교차로 중간에 설치되는 예고표지판과 교차로에 인접해 설치되는 방향표지판에도 경기장 위치에 대한 연속적인 정보 제공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출발지별 노선 유도 체계화 부족〓현재 안양 및 의왕 방면에서 국도 1호선을 이용해 수원경기장을 찾을 경우 방향표지판은 수원 동문사거리에서 좌회전한 뒤 연무사거리에서 우회전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이 구간은 평일에도 차량 통행량이 많은 상습 체증구간. 이 때문에 오히려 영화초등학교 앞 사거리에서 경기도교육청 방향으로 유도한 뒤 연무사거리로 가도록 하는게 체증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또 수원 이남인 오산 화성에서는 국도 1호선의 동수원 사거리와 국도 42호선의 아주대 앞 사거리를 이용토록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였다. 안산 시흥 여주 등 수원의 동서 방향에서는 신갈∼안산고속도로를 이용해 동수원 IC로 나오고, 서울 평택 안성 등 수원의 남북 방향에서는 경부고속도로의 수원톨게이트를 이용하도록 방향표지판의 개선이 요구된다.
▼통행량 분산 유도 필요▼
한만식 과장은 “월드컵경기장으로 갈 때 주 진입로를 잘못 선택하면 불필요하게 복잡한 도심 구간을 통과함으로써 특정 도로에 차량이 몰리고 이로 인해 주변 교차로까지 파급효과가 미치게 된다”며 “출발지별 노선 유도를 체계화함으로써 효율적인 교통량 처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차로 불균형〓국도 43호선 수지 방면에서 수원시내 방향으로 직진하는 차로와 고속국도 램프가 합류하는 경기대 후문 입구는 편도 3차로에서 2차로로 갑자기 좁아지고 도로 선형이 맞지 않아 체증 유발 및 접촉사고 위험이 있는 편이었다. 역으로 수원시내에서 경기대 후문으로 가는 구간도 커브길과 버스정류장 등에 이어 곧바로 고속도로로 진입하도록 돼 있어 문제였다. 양 방향 도로의 차량 수용량 증대를 위한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으로 보였다.
또 동수원 IC와 신설된 호텔 캐슬∼월드컵경기장∼동수원 IC간 도로와의 연계가 제대로 안되는 구조적인 문제점도 드러났다. 이 때문에 동수원 IC를 빠져나온 차량들은 경기지방경찰청쪽으로 간 뒤 체증 구간을 통과하거나 수지 방면으로 나왔다가 다시 우회전해야 하는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과장은 “고속도로 진출입로와 신설 도로가 제대로 연계만 됐다면 이런 문제는 사전에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극심한 체증과 불편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 신설 도로를 개통했지만 동수원 IC에서 수원경기장으로 가는 차량의 경우 시내 방향이 아닌 수지 방향 램프를 이용토록 유도하는데 미흡한 것으로 풀이됐다.
▼교차로 인접한 표지판 문제▼
▽방향예고표지판 위치 부적절〓방향예고표지판의 설치 기준 및 장소는 운전자의 주의를 끌 수 있도록 뚜렷해야 한다. 또 운전자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미리 결정할 수 있도록 해당 교차로 전방 100∼300m 오른쪽 길 옆에 설치해야 한다. 이번 현장 점검 결과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의 차로를 선택할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상당히 미흡했다.
1번 국도 오산 방면 수원 동문사거리에 설치된 방향예고표지판은 교차로에 인접해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었다. 한 과장은 “방향예고표지판은 동문사거리와 수원시교육청 사거리의 중간 지점인 연무교 부근에 설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bibulus@donga.com
▽자문위원단〓내남정(대한손해보험협회상무)설재훈(교통개발연구원연구위원·국무총리실안전관리개선기획단전문위원)이순철(충북대교수)임평남(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교통사고종합분석센터소장)
▽특별취재팀〓최성진차장(이슈부환경복지팀장)송상근(〃·환경복지팀)구자룡(경제부)서정보(문화부)이종훈(국제부)송진흡남경현(이슈부메트로팀)신석호최호원기자(사회부)
▽손해보험협회회원사(자동차보험취급보험사)〓동양화재신동아화재대한화재국제화재쌍용화재제일화재리젠트화재삼성화재현대해상LG화재동부화재
▼교통안전 지킴이…동부화재 최주필 상담실장▼
동부화재 보상지원팀 최주필(崔周弼·47) 상담실장이 전국을 돌며 교통안전 강의를 시작한지도 벌써 15년째.
요즘도매주서너곳의 관공서와 기업체 등에서 강의하고, 방송에 출연하며, 각종 교통관련 행사를 주관하는 등 교통안전을 위해 분주하게 뛰고 있다. 지금까지 최 실장의 강의를 들은 수강생은수십만명에이른다.또라디오와 TV 등을 통해 강의를 접한 사람까지 포함하면 수백만명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교통 만물박사’로 알려진 그의 휴대전화는 밤 10∼11시까지 쉴새없이 울려대지만 한통의 전화상담이 한건의 대형 사고를 줄인다는 생각에 피곤함도 잊고 상담에 매달린다.
“우리 운전자들은 사고가 나면 보통 보험으로 처리하고 곧 잊어버려요. 그러나 자신의 잘못된 운전습관이나 잘못된 교통시설 등 사고의 원인을 진지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운전자 스스로 폭넓은 안목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제 임무죠.”
그는 보험회사에 입사하기 전 운수회사의 정비기사와 자동차정비학원의 강사 등으로 6년 정도 일했다. 이 때문에 그의 강의는 차량 자체의 구조부터 보험관계, 사고예방요령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고 깊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가 수준 높은 강의를 하기 위해 투자하는 시간은 매일 4∼5시간. 교통사고 판례집과 통계자료 등을 뒤지며 분석한 결과와 교통사고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며 느낀 처참한 심정 등이 그대로 강의에 반영돼 수강생들의 마음을 파고 든다.
최 실장은 “지난해 승용차를 팔고 난 뒤 대중교통만 이용하고 있는데 늘 택시 조수석이나 버스 운전석 뒷자리에 앉는다”며 “그 자리에서 운전사들의 습관을 분석하고 어떤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지 꼼꼼히 메모한다”고 밝혔다.
머리 속이 온통 ‘교통안전’ 생각으로 꽉 차있어 이와 관련된 아이디어도 샘솟 듯 한다. 95, 97, 99년 등 3회에 걸쳐 전국 동부화재 대리점에서 열렸던 ‘교통사고 사진전’이 바로 그의 아이디어. 언젠가 다시 운전대를 잡을, 교도소에 수감된 교통사고 사범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를 결정한 것도 그였다.
“제 강의를 들은 뒤 한 수감자가 자신의 사례를 동료 수감자들에게 직접 들려주고 싶다고 하더군요. 운전자들끼리 서로 충고해주고 각성시키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는데 성공한 거죠.”
요즘 최 실장이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는 것은 해마다 점차 줄고 있는 교통사고 피해자수.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를 앞두고 각종 교통 캠페인이 조금씩 성과를 보인 결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교통문화가 70년대 우리 수준이던 일본이 10여년에 걸친 교통캠페인 등으로 현재 교통선진국이 된 것을 보면 우리가 지금 그 시기입니다. 월드컵까지 1년 밖에 남지 않았지만 국민들이 조금씩 캠페인 내용에 신경을 쓴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매일 오후 4시45분부터 5분씩 방송되는 교통방송 ‘최주필의 운전메모’ 녹음을 위해 라디오 스튜디오로 들어가는 최 실장의 표정이 밝았다.
bestiger@donga.com
▼당신의 운전상식은…고속도서 후진하다 사고땐 형사처벌▼
모든 자동차는 고속도로 또는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횡단, U턴 또는 후진해서는 안된다.(도로교통법 제57조)
만일 차량①이 고속도로 진출입로 부근에서 후진하다가 뒤에서 오는 차량 ②와 충돌한 경우 후진한 차량 ①이 ‘고속도로 후진금지위반’으로 가해 차량이 된다. 이때 인명피해가 발생하면 가해 차량의 운전자는 종합보험에 가입했더라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으로 형사처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