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는 4일 북한 상선 3척의 영해 침범과 관련, 김동신(金東信) 국방부장관을 불러 예정에 없던 전체회의를 열고 군 당국의 소홀한 대처를 질타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상선의 영해 침범을 허용하면 나중에는 군함이 들어올 것”이라며 우려했다.
▽강창성(姜昌成·한나라당) 의원〓북한 상선은 “김정일(金正日) 장군이 개척한 길”이라고 했다는데, 김정일이 개척하면 우리 군도 인가해주느냐. 밸이 꼴려서 못 있겠다. 차라리 제주해협을 팔아먹어라.
▽이인제(李仁濟·민주당) 의원〓북한 선박의 영해 진입을 침범이라고 보면서 왜 정지시키지 않았나.
▽김 장관〓북한 선박은 1만3000t인데, 우리 초계정은 1000∼2000t에 불과해 무력을 사용하지 않는 한 정지시킬 힘이 없다.
▽이 의원〓무력을 행사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어떤 절차를 거쳤나.
▽김 장관〓단순한 군사적 상황이 아니라 정치 외교적인 복합적 상황이라고 판단해 국방부 혼자서 결정하지 않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요구했다.
▽이 의원〓NSC 회의는 북한 선박이 영해를 이탈한 뒤에 열렸다. 문제가 다 끝난 뒤에 결정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북한 상선이 또 영해를 침범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
▽김 장관〓필요한 조치를 강구 중이다.
▽강창희(姜昌熙·무소속) 의원〓누가 사격하지 말라고 했나.
▽김 장관〓국방장관이 했다. 모든 조치는 준비하되 승인을 받고 하라고 했다.
▽강 의원〓국방장관이 너무 정치적이 됐다. 만약 민간 항공기가 서울 상공을 침범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김 장관〓이 사안만 답변하겠다.
▽강 의원〓앞으로 철책선에서 간첩이 나타나면 초병이 “쏠까요 말까요”라고 물어봐야 할 판이다. 책임을 져라.
▽이연숙(李嚥淑·한나라당) 의원〓트로이 목마를 연상한다. 쌀 싣고 와서 괜찮으면 미사일이나 대포를 싣고 올지 누가 아느냐.
▽김 장관〓재발 시에는 강력히 대응한다고 밝혔다. 사전 통보 없이 또 영해를 침범하면 교전규칙뿐만 아니라 여러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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