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고교에서 시행될 제7차 교육과정이 교육인적자원부, 교원단체, 일선 고교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일견 선택형 교육과정과 수준별 교육과정이라는 이름 아래 상당히 공감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에 수반되는 문제점을 고치지 않으면 교육을 혼란과 파행으로 몰고 갈 가능성이 높다. 일선 교사로서 7차 교육과정의 시행이 가져올 공교육 파탄에 우려를 나타내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비전공 교사의 증가와 수업의 질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시범학교에서 드러났듯이 학교에 전공 교사가 없을 경우 교원의 전문성 확보가 문제된다. 교실 붕괴를 더욱 가속화할 우려도 크다. 수준별 수업이 진행되면 교사와 교과를 상품으로 보는 인식이 더욱 확대된다. 6차 교육과정에서도 교육 황폐화 조짐을 보여 왔는데 7차로 들어가면 더 심할 수 있다. 수준별 교육은 위화감과 갈등의 심화는 물론 학교 안에서 교사간, 학생간, 교과간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교육과정과 내용에 대해 시장원리를 적용하면 엘리트 교육과 쓰레기 교육으로 양분될 가능성도 있다. 사교육비 증가와 현행 입시제도와의 부조화도 고려할 문제다.
정부가 과거 군사독재 정권처럼 학교의 목소리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밀어붙이기로 일관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우정렬(부산 혜광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