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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반발 파문 커지자 財界 일단 후퇴

입력 | 2001-06-04 18:41:00


“규제완화 발표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규제를 더 없애라니…. 재계가 앞에선 악수하고 뒤에선 ‘뒤통수를 치는’ 비겁한 짓을 하고 있다.”(재경부 고위관계자)

“부작용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고언(苦言)한 것이다. 기왕에 규제를 풀기로 했다면 대승적 차원에서 훌훌 털어 버리는 자세가 아쉽다.”(전경련 임원)

규제완화 발표 이후 한때나마 화해 분위기를 연출했던 정부와 재계 관계가 다시 갈등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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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반격에 재계 주춤〓규제완화 작업을 맡았던 재정경제부와 공정위의 실무자들은 재계가 집단 반발한 데 대해 당혹해하면서 진의파악에 부심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재계가 수출과 투자활성화 촉진이라는 명분으로 출자총액 예외인정 등 상당한 성과를 얻어내고도 이제 와서 다시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계는 파문이 예상 외로 커지자 서둘러 진화에 나서면서도 집단소송제와 집중투표제가 도입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굽히지 않았다.

▽쟁점사항 시각차 여전〓출자총액제한제에 이어 이번엔 집단소송제와 집중투표제 등 기업지배구조 관련 제도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재계의 집단소송제 재고 요구에 대해 ‘더 이상 양보하기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진념(陳稔)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4일 기자간담회에서 “집단소송제를 올 정기국회 때 입법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전경련 관계자는 “기업 내부의 문제인 지배구조에 대해 정부가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며 “외국에서도 브로커에 의한 소송남발의 폐해가 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보완의 필요성을 제기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정부가 이번 ‘2차 공방전’을 재벌정책의 고삐를 죄는 계기로 활용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앞으로 기업의 투명성과 책임경영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재벌정책의 큰 원칙을 훼손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표: 정부-재계 10대 쟁점을 둘러싼 양측의 시각차

정부

재계

경제력집중 억제를 위한 기본조치

30대그룹지정제도

공부 잘하는 학생 불이익 우려

기업의 선단식 경영 방지

출자총액제한제

차세대 핵심사업 투자 위축

소액주주의 권한 강화조치

집중투표제

이사진 파벌조장, M&A활성화 저해

투명경영 위해 내년부터 도입

집단소송제

소송남발로 기업이미지 추락

기업지배구조 개선 위한 조치

사외이사제 강화

의사결정 효율성 저하

재벌총수의 가족경영 지원우려

구조조정본부 기능

순기능 많아 폐지가 능사는 아님

포괄적 조세로 방지 필요

변칙상속 증여

세무당국과 법원이 판단할 상황

재벌 경제력집중은 경쟁제한 우려

공정거래위원회 위상

경쟁촉진정책으로 전환 바람직

법과 원칙에 따라 충실히 수행

노사문제 대응

미온적 대처는 공권력 역할 포기

한국적 현실에 적합

전반적인 기업규제 정도

글로벌스탠더드보다 가혹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