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윤 이종석 제성호(왼쪽부터)
정부가 3일 북한 상선의 제주해협 통과를 허용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미온적인 대응이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냈다.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을 풀고 6·15공동선언을 살리자는 취지에서 일단 긍정적이지만 향후 군의 대응마저 위축시킬 우려를 남겼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정부의 결정이 앞으로 북측에서 사전통보만 한다면 남북간의 별도 협의 없이도 제주해협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해석할 여지를 남겼다는 점이다.
대북지원 물자를 실은 남측 배가 북한 당국과의 협의하에 엄격한 항로를 운항하도록 돼 있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제성호(諸成鎬·법학) 중앙대교수는 “상호주의가 가장 잘 지켜지는 분야가 해상관할권 분야”라면서 “우리나라 상선이 사전통보만으로 북한에 갈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너무 미온적으로 대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은 상선의 제주해협 통과와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을 통해 정전체제와 직결된 NLL 문제를 이슈화한 뒤 북-미 협상의 새로운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강성윤(姜聲允·북한학과) 동국대교수는 “정부가 남북관계를 더 경색시키지 않기 위해 북한상선 통과를 허용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세종연구소 이종석(李鍾奭) 연구위원은 “북한이 남쪽의 6·15이행의지를 시험하는 동시에 경제적인 항로를 개척하려는 두 가지 의도를 가진 것 같다”며 “정부의 차분한 대응은 북한 강경파보다는 협상파의 입지를 강화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고 해 정부의 이번 조치에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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