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8일 페루 대통령에 공식 취임할 알레한드로 톨레도 당선자(55)는 원주민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직선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가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지난해 4월 대선 부정 시비 이후 알베르토 후지모리 대통령의 망명 등으로 어지럽던 페루 정국은 일단 수습국면에 들어섰다.
안데스산맥의 인디오계 원주민 마을에서 태어난 톨레도 당선자는 가난한 집안의 16남매 중 한 명. 끼니를 찾아 도시로 나간 그는 구두닦이를 하며 학업을 계속, 끝내 대통령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 미국 스탠퍼드대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구에서 근무하다 90년대 초 귀국해 정계에 투신했다.
페루 국민은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이자 원주민인 그를 과거 조상들이 일구었던 찬란한 잉카문명의 영광을 재현하는데 적격자라고 믿어 열렬히 지지했다. 인구 2600만명의 80%를 차지하는 인디오의 강력한 지지가 최대 승인이었다.
톨레도가 국민의 인기를 끈 또 다른 이유는 독재로 치닫고 있던 알베르토 후지모리 대통령에 정면으로 맞선 것. 지난해 4월 대선때 투개표과정의 부정만 없었다면 그가 당선됐을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그는 후지모리대통령과 맞대결하는 결선 투표에 불참하고 정권퇴진 운동이란 정치적 모험을 감행했다. 그는 후지모리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수차례 열어 압박했으며 후지모리는 견디다 못해 해외순방차 들른 일본에서 정치적 망명 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톨레도 당선자의 최대과제는 경제난 극복이다. 유세중 그는 100만명 고용 창출과 집권기간중 연평균 6∼7%의 경제성장을 내걸었다. 지속적인 인플레와 실업률 상승 등 불안한 경제여건에다 대외신인도 마저 매우 낮은 상태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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