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선’이라는 허망한 꿈을 좇았던 투자자의 한숨소리가 여의도 증권가를 뒤덮고 있다.
보물선 인양이라는 재료와 함께 한때 17일 연속 상한가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며 315원에서 3265원까지 치솟았던 동아건설이 7일 상장폐지된다. 5일 종가는 30원. 아직도 대박의 미련이 남은 투자자들이 사들이는 바람에 한자릿수 주가 신세는 면했다.
많은 증시전문가들이 동아건설의 ‘보물선’ 파동과 정리매매 과정에서의 이상열기를 두고 투기적 위험을 경고했지만 ‘고위험 고수익’을 꿈꾸는 부나방들을 막지는 못했다. 이 바람에 동아건설의 상장폐지를 앞두고 증권정보사이트들의 게시판에는 투자자의 회한과 좌절의 탄식이 쏟아져 나왔다.
‘성공주식인’이라는 필명의 투자자는 “동아건설 주권을 후손에게 물려줘 주식투자가 어떤 것인지를 알게 해주겠다”는 글을 남겼으며 ‘보석왕’은 “회사가 망가지는 순간에도 별별 사기꾼이 나타나서 몇 푼 안되는 동전까지 탈탈 털어갔다”는 원망을 쏟아냈다.
필명이 ‘진리는 하나다’인 한 개인투자자는 “동아건설 주식 사고 한시도 편할 날이 없었다”며 “주식투자에서 혹시나 하는 기대가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지 이제야 깨닫게 됐다”며 뒤늦은 후회를 했다. 또 ‘눈물의 재기’라는 필명을 가진 투자자는 “동아건설에 미친 지가 6개월, 물타기 물타기에 망가져…, 오늘에서야 동아건설을 보내기로 마음 먹었다”고 토로했다.
한국증권업협회 김경배 주가감시실장은 “정리매매 종목에 전문적인 데이트레이더들이 많이 모여들고 허수 매매가 많다는 사실을 경계해야 한다”며 “허망한 꿈을 좇은 결과는 결국 투자자의 책임”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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