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스티네 헤닌
‘누가 이기든 벨기에의 승리.’
유럽의 작은 나라 벨기에가 두 명의 10대 테니스 스타 때문에 들썩거리고 있다.
유스티네 헤닌(19)과 킴 클리스터스(18)가 바로 그 주인공.
6일 프랑스 파리의 롤랑가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 여자 단식 준준결승.
14번 시드인 헤닌은 세계 주니어 랭킹 1위 출신의 리나 크라스노루츠카야(러시아)를 단 50분 만에 2-0(6-1, 6-2)으로 가볍게 누르고 4강에 올랐다. 헤닌은 이번 대회 5경기 연속 단 1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승 행진을 펼치며 절정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12번 시드의 클리스터스도 페트라 만둘라(헝가리)를 역시 2-0(6-1, 6-3)으로 꺾고 가볍게 8강을 통과했다. 클리스터스는 안정된 그라운드 스트로크와 절묘한 드롭 샷을 앞세워 손쉽게 승리를 낚았다.
벨기에의 필립 왕세자를 비롯한 왕족들이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하는 가운데 이들은 벨기에 선수로는 대회 사상 처음으로 4강에 진출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날 경기장에는 수천명의 벨기에 원정 응원단이 관중석을 메우고 열띤 환호와 함성을 보냈다.
헤닌은 “큰 영광이며 벨기에 국민을 위해 뛰고 있다”고 흥분했으며 클리스터스는 “벨기에 같이 자그마한 나라에서 2명이나 4강에 오른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기뻐했다.
하지만 절친한 친구 사이인 헤닌과 클리스터스는 7일 결승 진출을 향한 우정 어린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클리스터스는 “우리는 서로를 아끼는 동료이자 라이벌”이라며 “준결승 상대가 누구인지는 잠시 접어두고 평소처럼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헤닌 역시 “우리는 친하지만 승부는 승부이며 꼭 이겨 결승에 오르고 싶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올 호주오픈 우승에 이어 연속 메이저 우승을 노리는 제니퍼 캐프리아티(미국)는 세레나 윌리엄스(미국)를 1시간59분 만에 2-1(6-2, 5-7, 6-2)로 제쳤다. 이로써 캐프리아티는 90년 14세의 어린 나이로 이 대회 4강에 오른 뒤 11년 만에 다시 준결승 무대를 밟았다.
캐프리아티는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프랑스오픈에서만 우승하지 못한 톱시드의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와 결승행을 다투게 된다.
1회전에서 탈락한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의 몫까지 뛰겠다던 세레나는 무려 65개의 에러를 쏟아내며 자멸했다.
남자단식에서 4번 시드의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는 호주의 샛별 레이튼 휴이트를 3-0으로 완파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페레로는 대회 2연패를 노리는 구스타보 쿠에르텐(브라질)과 싸운다.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