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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뜨겁다/김정일 답방 재촉구 배경]"물밑접촉 진전 있었나"

입력 | 2001-06-06 18:57:00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6일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에게 서울 답방 스케줄을 밝혀줄 것을 거듭 촉구한 것은 2차 정상회담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이를 통해 남북화해와 교류의 불씨를 되살리자는 의지를 북측에 다시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김 대통령이 최근 북한 상선의 잇단 영해 무단침범 사건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넘어간 데서도 엿볼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북측이 6·15공동선언에서 올해 안에 2차 정상회담을 열기로 약속하고서도 아무런 대답을 주지 않고 있는 데 대한 항의의 뜻도 일정 부분 담겨 있다.

정부 당국자는 “김 대통령의 언급은 미국의 대북정책 재검토가 완료될 시점에 맞춰 김 국방위원장에게 남북간 합의사항을 재확인시키고, 2차 정상회담의 일정을 미리 천명함으로써 북측이 강조해 온 대로 남북관계를 양측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자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이는 7일(미국시간) 한미 외무장관회담에 이어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 재검토 결과가 발표된 뒤 활발해질 북-미 및 남북대화의 시간표를 염두에 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의 이날 발언과 관련해 이미 남북간에 비공개 ‘막후채널’이 가동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다.

최근 들어 정부 당국자들이 잇따라 “금강산 관광사업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며, 조만간 남북대화도 이뤄질 것인 만큼 남북관계를 낙관적으로 봐야 한다”는 발언을 내놓고 있는 것도 막후 협상의 진행에 따른 자신감의 반영이 아니냐는 것이다.

김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야당도 크게 문제삼지 않았다. 이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최근 호주 외무장관과의 면담에서 김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약속 이행을 촉구한 바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이 “김 대통령이 김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여러 번 재촉하는 듯한 모양이 보기에 별로 좋지는 않지만, 북한도 남북관계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고만 하지말고 약속한 일정을 이행해야 한다”고 말한 데서도 드러난다.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