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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과다 중복 대출 방지 위해 대출한도 공동관리'

입력 | 2001-06-06 18:57:00


일본의 소비자 금융에 대해 스기에 마사히코 일본 소비자금융서비스연구학회 부회장(도시샤대 교수)에게 들어봤다.

-90년대 들어 일본에서 소비자금융이 급속도로 확산된 이유는….

“90년 초부터 주가와 부동산가격이 급락하는 등 버블이 깨지면서 은행들이 기존대출을 회수하고 신규대출을 꺼렸다.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렵게 된 개인들이 간편한 절차만 거치면 돈을 쉽게 빌릴 수 있는 소비자금융회사를 이용하게 된 것이다. 소비자금융회사는 금리는 높으나 무담보로 신속하게 대출해 준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고금리와 과다채무 등으로 개인파산이 급증하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은데.

“70∼80년대에는 ‘사라킨(샐러리맨금융)’이 성행했는데 당시는 개인파산과 자살 및 야반도주같은 일이 많이 일어났다. 이에 따라 소비자금융에 대한 비난여론이 높아졌고 업계 1위인 다케후지를 중심으로 정화운동이 일어났다. 소비자금융을 이용하는 개인들에 대한 정보를 서로 교환함으로써 대출한도를 공동으로 관리해 과다·중복채무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금리도 30%를 넘지 않도록 자율규제한다. 소비자금융협회에서 개인신용에 대한 자문도 해주고 있다.”

-대출금리가 연29%에 이르는 것은 지나친 것 아닌가.

“소비자금융을 이용하는 사람은 대부분 은행 등 기존 금융기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신용이 낮은 데다 이들에 대한 정보도 그다지 많지 않아 리스크가 매우 높다. 소비자금융의 금리가 어느 정도 높아야 한다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적정금리수준이 얼마인지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으나 17∼18%선이라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

-소비자금융이 새로운 금융을 창출해 내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많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빠르고 쉽게 돈을 빌리는 것이다. 소비자금융회사들은 이런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켜 인기를 끌고 있다. 산와은행과 사쿠라은행이 소비자금융업무에 진출하는 등 은행의 참여도 늘어나고 있다. 작년 3월 소비자금융서비스연구학회까지 등장한 것도 긍정적 발전을 모색해 보자는 움직임이다.”

h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