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파견된 ‘대우자동차 제네럴 모터스(GM) 매각 저지 결사대’가 전미자동차노조(UAW)로부터 활동비를 지원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6일 대우차 노조 및 금속산업노련에 따르면 5명으로 구성된 GM 매각 저지 결사대는 UAW로부터 초청장을 받고 출국했으며 비행기요금과 현지 체류비용 전액을 지원받고 있다. 또 미국 내에서 셰로드 브라운 상원의원을 만나는 등의 활동도 UAW가 주선했으며 활동비도 대부분 UAW에서 지원하게 된다.
최종학 대우차 노조대변인은 “미국은 국익에 반하는 인사가 올 경우 비자를 갖고 있어도 입국을 거부할 수 있다고 알고 있다”며 “이를 우려해 우리 결사대에 초청장과 함께 활동비를 보내줄 것을 UAW측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문성현 금속노련 위원장은 “UAW는 통상 해외 노조가 미국에서 활동할 때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일각에서는 매각 저지대가 UAW로부터 지원을 받은 사실이 대우차 매각협상에서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금속노련에 엄중항의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UAW가 개별 노조를 대신해 사업주와 단체협상을 맺기 때문에 UAW의 입장은 사실상 GM 노조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 자동차산업은 영업실적이 부진한 상태로 GM의 경우 올해 1만5000여명의 감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GM노조는 고용불안을 걱정하고 있으며 대우차 인수에 따른 신규투자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차 고위 관계자는 “2월 김우중 체포 결사대가 프랑스 파리 등에 파견된 이후 대우차에 대한 인식이 크게 나빠져 2월 서유럽 판매실적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90% 이상 감소한 바 있다”며 “미국 현지에서 이 같은 매각반대운동이 대우차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차 관계자들은 이번 저지활동으로 GM의 대우차 인수가격이 크게 떨어지거나 최악의 경우 매각협상이 결렬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GM매각 저지대는 5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GM본사에서 열리는 주주총회장에서 대우차 노조의 입장을 담은 연설을 하거나 주총장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일 것을 추진했으나 현지사정이 여의치 않아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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