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캐피탈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A로 끌어올리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외국 금융기관의 자금을 유치하고 내년 하반기중에 주식시장에 공개할 계획입니다.”
제진훈(諸振勳·54·사진) 삼성캐피탈 사장은 “AAA등급을 받아야 자금조달 금리를 낮출 수 있고 고객들에게 싼 금리로 자금을 빌려줄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제 사장은 “삼성캐피탈의 경쟁력은 신용관리시스템, 업계 최고의 신용등급, 인력의 질”이라며 “돈 없고 담보도 없으며 빽도 없지만 내일을 꿈꾸고 준비하는 소외된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금융회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캐피탈은 소비자금융이 아닌 생활자금융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 중 25% 정도는 자녀교육비 등으로 현재 소득보다 부채가 많다. 이들은 신용이 낮아 은행이나 보험 등에서 싼 자금을 빌리기 힘들어 사채(私債)시장에서 월 3%가 넘는 고금리를 쓰는 실정이다. 삼성캐피탈은 미래를 준비하는 소외계층에게 생활자금을 지원한다는 뜻으로 생활자금융이란 말을 쓰고 있다. 지하(사채)에서 지상(제도금융권)으로 끌어올린다는 뜻도 담고 있다.”
-캐피탈이나 할부금융회사는 고금리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할부금융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담보가 없고 신용도 약하기 때문에 금리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할부금융 금리는 사채시장 금리의 절반도 안된다. 은행은 연 1%짜리 보통예금이나 5%대의 정기예금으로 자금을 조달하지만 할부금융회사는 7∼8%의 회사채로 필요자금을 조달한다. 금리는 좀 높지만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없는 서민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고객이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한달에 5, 6건에 불과하다. 고객사랑 투명·가치경영을 통해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은행이나 보험사들이 개인 신용대출을 늘리는 등 소비자금융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데….
“은행 보험 등이 신용대출 시장에 진출하고 있지만 실패할 것이다. 이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금융기관 거래가 없어 신용이 없는 무신용자 가운데 신용이 괜찮은 고객을 찾아내야 한다. 이것은 돈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리스크도 높다. 은행이나 보험 등은 이에 대한 대비를 제대로 하지 않고 뛰어들고 있다. 통상 신용대출 세일경쟁이 일어난 뒤 6개월이 지나면 연체율이 높아지고 신용불량자가 양산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난다. 현재 은행이나 카드회사는 회사당 3조∼4조원의 현금서비스를 갖고 있는데 상당부분이 부실화될 우려가 있는 실정이다. 푸르덴셜생명이 종신보험만 파는 것처럼 고유영역에서 경쟁력 있는 업무에 특화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금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신용을 어떻게 평가하는가일 것이다. 삼성캐피탈의 신용평가 방법은….
“사전에 나이나 직장, 연봉 등 인구통계학적 자료를 토대로 0점에서 1000점까지 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신용을 분석한다. 또 처음에는 30만원이나 50만원 등 소액부터 시작해 연체하지 않고 제때에 상환하면 6개월이 지난 뒤부터 대출한도를 늘리고 금리도 깎아준다. 대출을 한 뒤에도 대출받은 사람들의 행태를 분석한다. 신용평가를 하는 데 매년 20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부실채권비율이 0.3%에 불과한 것을 볼 때 한국에서 가장 뛰어난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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