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 동생을 둔 대학생이다. 얼마 전 우연히 동생의 성적표를 보게 되었는데, 수학이 100점이었고 석차란에 1(77)/273이라고 쓰여 있었다. 괄호 안의 77이란 숫자가 무슨 뜻인지 물었더니 동점자 수라고 했다. 273명 중 77명이면 거의 30%의 학생이 만점을 받았다는 이야기다. 학교에서 미리 나누어주었다는 유인물과 시험 문제가 거의 유사했고, 문제 역시 쉬웠다. 입시 제도가 바뀌어 내신이 더 중요해졌다고는 하지만, 이런 식으로 성적을 부풀리는 것은 학력 저하를 심화시킬 뿐이다. 벼락치기 공부와 성실한 노력의 차이가 없다면 누가 학교수업에 열의를 갖겠는가. 교육 당국의 정책 재고를 촉구한다.
고 보 곤(singgood@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