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금고가 소규모 지방은행으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동부금고 김하중 사장(사진)은 “금융기관은 각자의 상황에 맞는 규모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의 본사 건물을 매입한 것은 동부그룹 차원에서 동부금고를 지방은행으로 키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동부금고는 현재 여신 2300억원, 수신 3230억원 규모로 업계 4∼5위를 달리고 있지만 무리한 외형키우기는 자제하고 내실경영에 치중하고 있다.
-회사를경영하는신조는….
“기업은 오래 유지돼야 가치가 있다. 너무 화려하지도, 초라하지도 않게 정도(正道)경영을 해야 한다. 회사의 최종목표는 은행처럼 결제계좌를 가질 수 있도록 금융결제원에 가입하고 신용카드사업에 진출하는 것이다. 일본처럼 고객들이 은행에서 하는 모든 업무를 지역금고에서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동부그룹은 증권 보험 투신 금고 캐피털 등 금융계열사간 시너지효과를 높이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금고를 지방은행으로 육성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금고의 대출수요가 많이 줄었는데….
“일본의 경우 금융기관들이 모두 부실화됐는데 직장인 상대로 50만엔을 연 18%로 빌려주는 지역신용금고만 활황을 띠고 있다. 여기서 힌트를 얻어 가계대출에 주력하고 있다. 금리는 13.5∼24%를 받고 있지만 철저한 신용분석시스템을 활용하기 때문에 대손상각률이 1% 정도에 불과하다. 6월말 결산때 6개월 이상 연체된 불건전여신비율을 은행수준인 4.3%로 맞추는 것이 목표다.”
-작년말 유동성위기를 겪으면서 수신금리를 높여 역마진이 생기지 않나.
“놀랍게도 작년말에 다른 금고들은 돈이 빠져나갔으나 동부금고는 동부그룹이 안전판 역할을 하면서 자금이 오히려 몰렸다. 올초까지만해도 자금을 운용할 곳이 적어 고생했지만 지금은 우량대출처를 많이 확보해 역마진 문제를 해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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