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울의 물이 아쉽지만 평창 도암댐의 물은 거부합니다.”
지독한 가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강원 강릉시민들이 지난 3월부터 3개월동안 강원 강릉수력발전소의 발전 방류를 막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91년 건설된 발전용량 8만2000㎾의 강릉수력발전소가 발전방류수로 사용하는 물은 강원 평창군 도암면 도암댐 물.
이 발전소는 유역변경식으로 대관령 서쪽 영서지방에 있는 도암댐 물을 영동지방인 강릉까지 끌고온 후 발전하는 방식이나 강릉시민들은 “대관령 지하를 뚫고 강제로 끌고 오는 이 물이 강릉의 젖줄인 남대천에 흘러 들어 길이 16㎞에 이르는 강 하류지역을 오염시킨다”며 방류를 막고 있다.
이로 인해 저수율 63.6%을 보이는 도암호에는 현재 3267만t의 물이 사장되고 있으며 전력생산도 중단된 상태.
강릉시측은 “지속되는 가뭄으로 일부 물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나 강릉관내 저수지 9곳이 저수율 57%를 보이고 있어 아직 견딜만 하다”며 “오염된 물을 거부해야 한다는 것이 시민들의 한결같은 뜻”이라고 말하고 있다.
민간단체인 ‘남대천 살리기 범시민투쟁위원회’ 측은 “남대천으로 빠져나오는 도암호가 ‘시화호’처럼 오염돼 있어 발전방류 이전 27종에 달하던 남대천 물고기가 18종으로 감소했고 독성 남조류인 마이크로시스터스와 아나베나도 출현했다”고 밝혔다.
또 “도암호 인근에는 대형 목장과 고랭지채소밭 그리고 용평골프장 등이 밀집해 있어 수질이 나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강릉수력발전소측은 “강릉시민들이 발전방류에 거세게 항의, 해결원칙이 합의될 때까지 발전을 중단하고 있다”며 “현재 남대천 하류는 방류수가 유입되지 않아 건천으로 변하고 있으며 생태계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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