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는 테마별로 음식을 파는 ‘음식거리’가 조성돼 있다. 무더운 날씨에 ‘별미’가 그리워지는 미식가들은 ‘먹자골목’에 가면 맛있고 이색적인 음식을 만날 수 있다. 군락을 이뤄 영업을 하기 때문에 음식맛과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다. 이들 식당들은 저마다 맛의 비결을 간직하면서 손님맞이에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용현동 물텅벙이거리〓‘물텅벙’은 인천에서만 통하는 아구의 별명. 너무 못생겨 어부들이 그물에 걸리면 ‘텀벙’ 내버렸다는데서 유래했다. 생선이 귀해지자 물텅벙이의 운명이 확 바뀌었다. 인천 남구 용현동 주변에는 ‘물텅벙이’ 요리를 전문으로 파는 요리집이 성업중이다. 미더덕, 조개살을 비롯해 냉이, 고사리, 버섯 등 온갖 야채를 곁들어 시뻘겋게 요리한다. 물텅벙이찜이나 탕을 주로 판다.
▽구월동 밴댕이 골목〓강화 교동도와 석모도 인근에서 잡은 밴댕이는 양식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전부 ‘자연산’이다. 회로 먹거나 갖은 양념을 넣어 무쳐 먹는다. 4월에서 6월사이에 잡힌 밴댕이가 가장 고소하고 맛있다. 구월동 종합문예회관 건너편 골목에는 밴댕이회만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즐비하다. 병어나 한치, 준치 등을 잘게 썰어 오이, 미나리, 깻잎, 양배추 등을 넣어 버무린 회덮밥도 일품이다.
▽북성동 원조자장면거리〓인천 중구청 옆으로 조금만 가면 화교들이 영업하는 중국집들을 만날수 있다. 직접 만든 중국술도 팔고 자스민차 맛도 일품이다. ‘자장면’이란 이름으로 음식을 팔기 시작한 곳이 이곳의 ‘공화춘’으로 알려져있다.
▽화평동 냉면골목〓동구 화평동 화평철교에서 인천극장쪽으로 언덕길을 가다보면 보인다. 이곳에 오면 세번 놀란다. 냉면집이 너무 많아 한번 놀라고 큰 냉면그릇에 담긴 엄청난 양에 또 놀라고 계산하고 나오면서 싼값(3500원)에 놀란다. 얼굴 크기의 두배는 됨직한 냉면그릇에 두사람양의 냉면이 담겨져 ‘세숫대야’ 냉면으로 알려져 있다.
▽강화더리미 장어거리〓강화대교를 건너자마자 강화역사관쪽으로 빠져 쭉 달리다보면 ‘장어’라는 글자가 유난히 많은 동네를 만날 수 있다. 더리미 포구에서 나오는 장어는 ‘포동포동’ 살이 올라 부드럽고 담백해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담백한 맛을 좋아한다면 소금구이, 달콤하고 깨끗한 맛을 좋아하면 간장구이를 먹으면 된다. 매운맛을 좋아하면 고추장 양념구이가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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