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6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퇴임 후 중단된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겠다고 선언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공화당 행정부 출범 후 4개월 동안 진행한 대북정책 검토가 완료됐다고 밝히고 “북한과 광범위한 의제에 관해 진지한 논의(serious discussions)에 착수하도록 국가안보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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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대통령은 북한과 협의할 의제로 △북한의 핵활동과 관련된 제네바 합의의 이행 개선(improved implementation)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검증 가능한 규제(verifiable constraints) 및 북한의 미사일 수출금지 △덜 위협적인 북한의 재래식 군비 태세(conventional military posture) 등을 예시했다.
부시 대통령의 대화 재개 선언에 대해 북한은 7일 현재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대화의 시기와 수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미 행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대사급 이하의) 낮은 차원에서 대화가 재개된 뒤 진전이 있으면 보다 고위급으로 격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미간에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만나는 등 고위급 접촉이 있었으나 부시 행정부 들어서는 고위급 접촉이 완전 중단됐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남북 화해와 한반도 평화, 미국과의 건설적 관계 및 지역 내 안정 증대를 향한 진전을 모색할 것”이라며 “북한이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경우 북한주민을 돕기 위한 노력을 확대하고 제재를 완화할 것이며 여타 정치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러한 목표들은 3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방미시 논의한 것”이라며 “김 대통령과 협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