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메일 스트레스'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보내기 편리해진만큼 쓸데없는 e메일이 양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짜증스런 존재는 툭하면 날아드는 스팸메일. 스팸메일이란 수취인 승낙없이 일방적으로 보내는 기업등의 광고메일. 최근에는 인터넷뿐 아니라 휴대전화에도 단문메시지(SMS)를 이용한 스팸메일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새롬기술의 직원들은 하루 평균 7,8통의 e메일을 받고 있다. 심한 경우 30통을 넘게 받는 직원도 있었다. 물론 업무 성격에 따라 차이는 있다.
이 회사 총무지원실 김은정씨는 "회원으로 가입하지도 않았는데 결혼정보회사과 이벤트회사 등에서 미팅이나 파티 참여를 권유하는 메일이 수시로 날아온다"며 괴로움을 털어놨다.
한글과컴퓨터 시스템운영실 안윤희씨는 "일부 광고메일은 받기 싫을 땐 수신을 거부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수신거부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쥐꼬리만한 경품을 내걸고 답변 항목은 엄청나게 많은 설문조사 메일도 꼴불견"이라고 덧붙였다.
스팸메일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면서 광고메일이 아닌 것처럼 위장한 e메일도 늘고 있다. '죄송합니다' '스팸메일 아닙니다' '여어! 오랜만이야' '안보시면 후회할껄요' '오빠...나야' '사랑해요' '연예인 ○○○의 벗은 사진'등 위장제목을 붙이고 있지만 열어보면 십중팔구 스팸메일이다.
스팸메일이나 바이러스메일은 물론 악의는 없다하더라도 받는 사람의 처지는 눈꼽만큼도 배려하지 않는 '몰염치'의 극치다.
다음은 회사원들이 말하는 무례한 메일의 대표적 유형.
"별 내용도 아닌데 첨부파일이나 링크파일 형태로 보내온 메일. 이런 메일은 받고 확인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한글과컴퓨터 김창섭 과장)
"일반적으로 쓰이지 않는 소프트웨어로 작성된 파일을 첨부해 보내 열어보지도 못하고 궁금증만 갖게 하는 메일"(〃 장윤제 대리)
"관심도 없는 내용을 길게 쓴 메일"(〃 기양노 대리)
"용량이 큰 동영상파일이 첨부된 메일"(〃 김성수 대리)
"업무메일을 보내면서 인사도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에 대한 자료를 팩스로 넣어주세요'라고 한줄 써서 보내는 메일"(다음커뮤니케이션 김민정씨)
회사원 이동구씨(35)는 "(용량이 큰) 첨부파일이 깨졌다고 다시 보내는 사람, 먼저번 메일에 적힌 주소가 틀렸으니 다른 주소로 보내라는 사람, 먼저번 메일에 바이러스가 걸렸으니 열어보지 말라는 사람 등도 때려주고 싶을 만큼 밉다"고 말했다.
이같은 e메일 스트레스 때문에 최근 미국 등에서는 바르게 e메일 쓰는 방법 등에 관한 책이 나오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e메일 에티켓의 확산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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