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철강업계가 미국의 외국산 철강수입규제 움직임에 강력히 대응하고 나섰다. 미국측 조치를 반박하는 성명이 잇따라 나왔고 각종 대책회의도 열렸다.
정부는 7일 미국을 방문중인 한승수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긴급훈령을 보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발동을 위한 실태조사를 지시한데 대한 우려를 전달토록 했다.
또 이날 열린 한미 통상장관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집중거론하고 미국이 한국 철강업계에 피해를 주는 수입규제조치를 취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산업자원부와 외교부는 이날 장관 및 대변인 명의로 각각 성명을 내 ‘이번 조치가 뉴라운드 출범 등 세계자유무역의 확대 발전을 위한 미국의 지도적 역할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우려한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산자부는 국제규범과 공정한 교역정신에 부합하지 않는 미국측의 어떠한 조치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천명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서 이해관련국과의 협력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자부는 이날 철강협회 포항제철 등과 ‘201조 긴급대책반’회의를 갖고 국내 업계에 미칠 영향과 단계별 대응전략을 숙의하고 조사단계부터 일본 유럽연합(EU) 등과 공동대응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외교부는 미국 행정부에 철강 세이프가드 발동 자제를 촉구하는 한편 부시 대통령이 밝힌 과잉 생산설비 등 세계 철강교역 구조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간 협상에는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이달 중순 열릴 한미통상현안점검회의에서 이번 조치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자동차 지적재산권 등 다른 통상현안과 이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한국철강협회도 이날 “이번 결정은 산업피해 측면에서 법적 근거가 취약하고 미국 철강업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으로서의 효과도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또 “현재 수입 철강제품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18.7%로 84년 철강위기로 인한 수입 규제 당시의 18.5%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미국 철강업계의 위기가 수입 증가 때문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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