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가 17년간 겸직해온 칭화대 경제관리학원장(경영대 학장에 해당)에서 5일 물러났다.
주 총리는 84년 국가경제위원회 부주임 때 모교의 경제관리학원장을 맡아 ‘공정하고 청렴하게 살며 이름을 더럽히지 말자’는 목표를 내걸었다.
주 총리는 이날 칭화대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고별강연에서 “공부보다도 사람이 되는 게 더 중요하다”며 “기개 있는 중국인이 돼라”고 강조했다. 주 총리는 또 칭화대측에 세계 일류의 교수 진영을 갖출 것과 모든 수업을 영어로 해 세계 유수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주 총리는 “총리로서 국사가 너무 바쁘고 경제관리학원장으로 오래 재직하면서도 해놓은 일이 없어 자리를 떠난다”며 사임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그가 2003년 총리 사임을 앞두고 은퇴 순서를 밟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서는 정치 지도자가 모교의 단과대 학장을 맡는 것을 큰 명예로 여긴다. 현재 첸치천(錢其琛) 외교담당 부총리는 모교인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을 겸하고 있으며 후진타오(胡錦濤) 국가부주석은 중앙당학교 교장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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