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통신업체와 기업들의 설비투자 감축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네트워크 장비업체에 한국통신이 ‘한줄기 햇살’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통신이 올해 초 발표한 새로운 초고속인터넷서비스인 ‘엔토피아’사업을 위해 최근 본격적인 장비업체 선정에 나서면서 테스트실험에 들어갔기 때문. 한통은 2004년까지 스위치와 라우터, SDSL 등의 네트워크 장비에만 약 8354억원을 투자해 157만명 규모의 가입자를 확보할 계획이다.
최근 3개 분야에서 입찰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45Mbps급 라우터 및 스위치 장비에는 당초 예상과 달리 거래소 상장업체인 청호컴넷이 선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산인터네트 등 국산장비업체들이 참가했지만 외산제품을 들여온 청호컴넷이 유리한 가격을 제시한 것.
남아있는 입찰분야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분야는 SDSL장비쪽. 입찰규모는 200억∼300억원 정도. 현재 국내에는 코스닥 등록기업인 다산인터네트와 코리아링크 두 개사가 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두 개사를 포함해 12개사가 입찰에 참가하고 있다. 특히 이 분야는 외산장비업체의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국내업체가 납품업체로 선정될 전망.
LG투자증권 정영호과장은 “초고속통신업체들이 투자를 줄이는 상황에서 한통의 엔토피아 투자가 대규모여서 이를 선점하려는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이 경쟁이 치열하다”며 “한통의 이번 입찰 결과에 따라 네트워크 장비업체의 희비가 엇갈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의 오세욱수석연구원은 “네트워크 장비업종이 계속 침체를 맞고 있으나 최근 미국의 시스코와 노텔의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하반기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여 주가가 기지개를 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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