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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상암동 녹화사업 가뭄에 고사위기

입력 | 2001-06-07 18:51:00


‘나무를 살려라.’

사상 초유의 가뭄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요즘, 서울시에 떨어진 ‘특명(特命)’이다.

서울시는 경기도 등 인근 시도에 비하면 농업용수 및 식수 부족으로 애를 태우는 가뭄 사정권에서 한발 비켜 서있는 것이 사실. 그러나 도로변에 즐비한 가로수 등이 사상 유례 없는 혹독한 가뭄으로 말라가고 있어 마냥 팔짱만 끼고 있을 수는 없는 처지.

서울시는 지난달 14일부터 일선 구청에 긴급 지시를 내려 가로수 비상급수 작전을 독려하고 있다. 매일 900여명의 인력과 122대의 급수차량이 투입되고 있다.

서울시가 특히 신경을 곤두세우는 곳은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주경기장 주변 녹화사업 현장. 불과 1년 앞으로 다가온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지난해 가을부터 쓰레기 동산이었던 난지도 일대를 푸르게 바꾸는 도중에 가뭄이라는 뜻하지 않은 복병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현재 상암동 일대에는 경기장 앞 평화의 공원에 느티나무 은행나무 등 6000여그루를 비롯해 △난지천 부근 6000여그루 △희망의 숲 부근 2만6000여그루 △한강공원 300여그루 등이 심겨 있다. 나무가 심긴 시기가 지난해 가을이어서 이번 가뭄에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면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서울시의 판단.

이를 위해 서울시는 지난달 초부터 12대의 급수차량을 현장에 상시 대기시키고 매일 물을 뿌리고 있다.

고건(高建) 서울시장도 수시로 상암동 현장을 찾아 작업 인부들을 독려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