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부터 사모 인수합병(M&A)펀드의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된다. 이와 함께 증권사 등이 잇따라 M&A펀드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반응도 예상외로 높은 상황이다. 또 7월부터 국민연금의 벤처투자가 가능해져 연기금의 유입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7월 이후 M&A펀드가 투자하는 종목들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수혜를 보는 구조조정 장세가 오지 않을까 기대하는 분위기다.
▽윤곽 드러나는 펀드 운용전략〓등록 M&A펀드 2곳 중 이산M&A가 11일부터 18일까지 키움닷컴증권을 창구로 ‘이산 플러스 M&A 1호’ 펀드모집에 들어간다. 인터바인M&A는 28, 29일 투자자금 모집을 위한 청약을 받는다. 국민연금이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단 적대적M&A에 대해서는 인수 뒤에 지분처분이 쉽지 않기 때문에 M&A펀드들이 망설이고 있다. 이산M&A만이 하반기에 2곳을 적대적 M&A하기 위해 30곳의 기업리스트를 확보한 상태. 오히려 M&A펀드들의 관심은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투자에 모아지고 있다. 즉 회생가능성 있는 기업에 자금지원을 한 뒤 기업이 되살아나면서 주식 차익을 챙기겠다는 것.
이산M&A 구자균 대표는 “2∼3년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해오면서 채무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자금지원만 이뤄지면 살아날 기업들이 타깃”이라고 말했다.
인터바인M&A와 LG투자증권은 우호적 합병을 추진하는 기업에 합병자금이 모자랄 경우 이를 지원하는 것에 관심을 쏟고 있다. 또 성장성이 있는은 있으나 사업 아이템과 자산운용에서 뒤떨어지는 기업을 사들여 구조조정 후 되파는 인수후 개발(A&D)도 역점사업으로 계획하고 있다.
▽M&A펀드 열기 고조〓현재 등록된 2곳 외에 이미 LG투자증권이 현대M&A와 손잡고 금감원에 등록을 신청한 상태며 대신 대우증권이 이달 중 펀드 등록신청을 할 계획이다. 이 밖에 KTB자산운용 삼성 굿모닝 현대증권 등도 본격 검토에 들어갔다. 특히 이들 증권사는 추가로 펀드를 계속 설정하겠다는 계획이어서 20개 이상의 펀드가 연내 등장할 전망.
LG증권의 임동성 M&A팀장은 “연내 5, 6개의 펀드를 만들 계획”이라며 “기관투자가들이 단독으로 펀드에 투자할 테니 운용해달라는 곳이 2, 3곳에 이를 정도로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대우차 매각과 하이닉스반도체 등 대규모 구조조정건이 성사되면 나머지 기업의 구조조정도 연내 마무리하려는 정부의 의지 또한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어떻게?〓일반투자자는 거액을 투자해야 하는 M&A펀드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일반투자자는 M&A펀드 활동에 따른 증시 수혜종목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지만 위험도 동반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Q캐피탈파트너스의 유종훈 대표는 “구조조정 기업은 채권단과의 채무조정이 막판까지 안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M&A펀드의 의지와 달리 구조조정작업 자체가 쉽지 않다”며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증시루머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사 등은 적대적 M&A예상기업으로 시가총액 100억∼200억원 중 대주주 지분이 낮은 종목과 구조조정 기업 중에는 M&A 졸업예정 기업과 관리종목 중에 채무조정이 마무리된 곳에 관심을 가질 것을 추천하고 있다.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