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철강수입 규제 검토 소식에 국내 철강업체의 주가가 휘청거리고 있다.
미국 조지 W 부시대통령이 철강수입 피해조사를 지시했고 유럽연합(EU)도 한국산 철강의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는 소식에 7일 포항제철의 주가가 10만원에 턱걸이하는 등 철강금속 업종지수는 전날보다 45.03포인트(3.72%) 하락한 1,165.95로 마감했다.▽국내 업체에 미치는 영향〓
수입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98년 이후 수출이 급증한 냉연과 철근 강관 등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큰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그동안 국내 공급의 과잉으로 대미 수출에서 활로를 찾아왔기 때문. 동부제강 연합철강 현대하이스코 인천제철 동국제강 등이 피해 예상 기업이다.미국의 수입 규제가 예상대로 100만t 가량의 국내 업체 수출 물량 감소로 이어진다면 이들 회사의 수출은 지금보다 6∼10%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정도 시장을 잃는다면 대체할 수출 판로를 쉽게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반면 대미수출 비중이 크지 않은 포철은 직접 피해의 ‘사정거리’에서 일단 벗어났다는 평가. 그러나 국내 냉연업체가 타격을 입는다면 이들 회사에 열연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포철도 ‘도미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또 미국 수출이 전반적으로 여의치 않으면 포철의 주요 수출무대인 아시아에서 수출 경쟁이 더 치열해진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가에 미치는 영향〓 장기적으로 포철과 다른 철강 회사를 분리해서 주가를 살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
대우증권 고유진 선임연구원은 “수출 비중이 높은 냉연업체의 경우 회사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곳도 적지 않아 이번 규제 소식에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주가도 당분간 조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증권 양기인 애널리스트는 “포철의 경우 7일의 주가 하락은 실제 볼 예상 피해가 반영된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이유가 더 크다”며 “이번 소식으로 포철의 주가가 단기적으로 많이 빠진다면 오히려 저점 매수의 기회로 삼을 만하다”고 권했다.
roryrery@donga.com
주요 철강업체 주가
종 목
7일 종가
전날대비
하락률
포항제철
100,000
3.85
동부제강
2,295
7.46
연합철강
60,300
1.15
현대하이스코
4,100
2.38
인천제철
4,000
6.98
동국제강
2,000
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