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보들의 천국, 독일에 ‘살빼기 열풍’이 불고 있다.
상업방송인 RTL2가 5월 27일 이후 매주 4회 방영 중인 ‘빅 다이어트’란 프로그램이 시청자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부터다.
방송사는 출연을 자원한 7820명의 뚱보 중 몸무게 100㎏ 이상의 남녀 6명씩, 모두 12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영화 촬영 세트장처럼 꾸며진 ‘다이어트 하우스’에 머물며 105일간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해 감량 목표를 달성하는 살빼기 대장정에 들어갔다.
감량 목표는 각자의 키와 건강 등을 고려해 10∼30㎏으로 설정됐다. 한 식당 종업원은 몸무게 118㎏의 몸매를 95㎏으로 23㎏ 줄이는 것이 목표다.
주간 목표에 미달한 사람은 탈락하지만 첫 주는 모두 통과했다. 시청자들은 150㎏이 넘는 거구가 쪼그려뛰기를 하며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나 식욕을 억제하느라 오만상을 찌푸린 여성의 모습을 생생하게 지켜보며 쾌감을 맛본다. 출연자 모습을 24시간 감시카메라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보여준 ‘빅 브러더’와 같은 프로그램을 약간 변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승자는 감량 목표를 달성한 사람 가운데서 시청자 인기투표를 통해 남녀 한 명씩 두 명이 가려지며 이들에게는 상금 대신 뺀 살 무게만큼 순금이 주어진다.
3000만마르크(약 180억원)의 엄청난 제작비를 들인 방송사는 시청률이 치솟으면서 광고료가 배로 뛰는 바람에 본전을 뽑고도 남게 됐다.
다이어트 작전에는 요리사와 스포츠 강사, 심리학자도 동원돼 매주 면담을 통해 식사 내용과 스트레스 등에 대한 상담을 해준다. 참가자는 식이요법에 따라 각자에게 제공된 음식을 남기면 안 된다. 물론 살 빼는 약을 먹어서도 안되며 음식을 삼킨 척하고 식당을 빠져나와 뱉어내도 안된다. 이런 ‘반칙’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면 바로 탈락된다.
화제 속에 이 프로그램이 방영되면서 방송사에는 ‘비만 문제를 돈벌이에 악용했다’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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