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움직임에 따라 국내 증시가 냉·온탕을 넘나드는 천수답장세가 다음주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또 '인텔효과'에 힘입어 어렵게 회복한 코스닥 지수 80선을 지킬 수 있을 지가 관심이다.
▼거래소 ▼
전문가들은 지난 8일 국내 증시를 달궜던 `인텔효과'가 막을 내렸기 때문에 다음주 증시는 초반부터 하락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음주는 14일이 더블위칭데이(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이고 15일엔 하이닉스반도체의 해외 주식예탁증서(DR) 가격이 결정된다. 대우자동차와 현대투신 매각협상의 진전여부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난다면 더블위칭데이를 순조롭게 넘기고 전고점(630선) 돌파를 시도할 수 있겠지만 반대의 경우 다시 600선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다.
△반짝 장세에 그친 `인텔효과'= 지난 8일 새벽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사가 "2.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충족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이 국내외 증시에 상승바람을 몰고왔다.
인텔사의 실적이 나쁘지 않다면 반도체 경기가 회복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반도체 장비·컴퓨터·인터넷네트워킹 업계의 실적호전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폭되면서 폭발적인 기술주의 매수를 부추겼다.
이때문에 조정분위기에 휩싸였던 미국증시는 지난 8일 급등했고 600선으로 주저앉았던 국내 증시도 20.64포인트나 치솟아, 단숨에 620선을 넘어섰다.
그러나 이같은 `인텔효과'는 미국증시가 9일 새벽 인터넷네트워킹 업체인 주니퍼네트웍스와 컴퓨터 네트워킹 장비업체인 `3컴'의 실적악화 경고로 급락세를 보임으로써 단명에 그쳤다.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48.90포인트(2.16%) 내린 2,215.10, 다우지수는 113.74포인트(1.03%) 떨어진 10,977.00에 마감, 11,000선이 무너졌다.
반도체의 수요처인 인터넷네트워킹업체나 장비업체의 실적이 악화된다면 인텔의 실적호전이 어떻게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이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불러 일으켰다.
이런 미국증시 분위기는 다음주 초 국내증시에 그대로 옮겨져 조정분위기를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더블위칭데이도 만만치않은 장애물= 선물과 연계된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잔고가 지난 8일 현재 5884억원까지 불어났다.
시장분위기가 좋다면 매수차익거래잔고는 순조롭게 흡수되거나 만기연장되지만 지수가 불안하게 움직일 경우 청산매물로 쏟아져나올 가능성이 크다.
국내 증시의 버팀목인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가 살아있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미국시장이 안정을 찾지못할 경우 외국인의 매수세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다.
전문가들은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이전에 물량이 소화되는 등의 형태로 만기 당일 시장 충격이 크지않았다는 과거 사례를 들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더블위칭데이에 대한 불안감이 내주 초반의 장분위기를 무겁게 짇누를 것만은 분명하다.
△구조조정 가시적성과 여부가 관건= 내주에도 미국의 기업실적 악화 경고가 이어질 전망이고 이에따라 뉴욕증시는 약세가 예상되지만 국내증시는 대우차·현대투신 매각협상, 하이닉스반도체 외자유치등의 구조조정 현안이 순조롭게 진척될 경우 주 중반이후 좋은 흐름이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GM과의 대우차 매각 양해각서가 오는 14,15일중 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는 15일로 예정된 하이닉스반도체의 해외 DR 가격결정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AIG와 벌이고 있는 현대투신 매각협상 역시 진전된 결과가 내주엔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가 공언한대로 이들 구조조정 현안이 이달중 마무리수순을 밟을 수 있다면 지수는 전고점인 630선을 넘어 한단계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 증시는 상승 모멘텀을 찾지못하고 경기회복이 가시화할 때까지 약세가 지속될 공산이 크다. 이렇게되면 600선 방어도 쉽지않을 것이다.
결국 내주는 미국의 기업실적 발표와 소비자물가지수, 미시간대학의 소비자신뢰지수, 공장가동률 및 산업생산 등의 경제지표 발표에 따른 뉴욕증시 움직임과 대우차등 구조조정 현안의 처리 방향 등이 시장을 흔들면서 지수는 600∼630선 사이를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우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이나 국내에서 기업실적호전이나 경기회복이 가시화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지수가 전고점을 넘기는 어려워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투자정보팀 김도현 수석연구원은 이번주 지수상승은 `인텔효과'에 따른 반짝장세였으나 과민반응이었다는 점이 드러난데다 내주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이라는 장애가 버티고 있어 구조조정쪽에서 호재가 터지지 않는다면 주가가 상승세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스닥 ▼
다음주(6월 11-16일) 코스닥시장은 `인텔효과'에 힘입어 어렵게 회복한 지수 80선을 지킬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주중 77선까지 밀렸던 지수는 미국 기술주 상승 영향으로 닷컴주와 보안관련주들이 반등하면서 3일만에 80선에 올라서는 하방경직성을 보였다.
증시전문가들은 지난 4월 이후 지수 상승을 이끌어 왔던 선도주들이 지난달 중순 이미 조정을 거쳤기 때문에 기술적 반등의 여건은 충분히 갖춘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난 8일까지 14일째 매도우위를 보인 외국인들의 소극적인 시장참여는 투자심리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반등의 폭은 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지수 82-83대는 지난달 17일부터 30일까지 횡보했기 때문에 누적매물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달 박스권 상단인 85선을 넘지 못했던 원인 가운데 하나인 정보통신(IT) 산업에 대한 경기회복의 불신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도 80선 안착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말 나스닥시장이 주니퍼네트웍스의 실적악화 경고로 급락세를 보여 내주초 코스닥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지난 8일 새벽 인텔의 긍정적 실적전망으로 지수가 크게 상승하는등 최근 미국 증시가 강한 모멘텀으로 작용했으나 `인텔 약발'이 하루만에 빠짐으로써 하방경직성 유지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여기에 고객예탁금이 계속 줄어들고 있고 5일 평균거래량이 4억646만주로 20 일평균 거래량인 4억5519만주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추세적인 상승의 기술적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다음주 미국에선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실적발표와 13일 소매판매지수, 14일 생산자물가지수, 15일 소비자물가지수 등 주요 지수 발표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선물.옵션 동시만기(14일), 하이닉스의 DR(주식예탁증서) 가격결정, 대우차 매각 양해각서 체결 등이 예고돼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정윤제 수석연구원은 "기술적으로는 지수가 5일 이동평균선(79포인트)을 상향돌파했기 때문에 상승을 기대할 수 있으나 이를 위해서는 거래량 증가가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굿모닝증권 이상호 과장은 "외국인과 기관들이 거래소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코스닥은 반등한다 하더라도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선조정을 보였던 시가총액 상위종목과 외국인 순매수 종목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