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은 기자들을 통해 국내외로 전해진다. 외신기자들이 경기장 기자실에서 받은 인상이 2002년 월드컵을 개최하는 한국, 또는 일본의 이미지로 곧바로 자국에 타전될 수도 있다. 그래서 ‘월드컵 리허설’인 컨페더레이션스컵 기간 에 한국과 일본의 프레스센터 운영을 비교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편의 시설’은 한국쪽이 나았다. 일본 니가타경기장 프레스센터 내 편의시설이라고는 음료 자판기 하나뿐. 기사 송고의 촉박한 시간 때문에 매점까지 가기 어려웠던 일부 기자는 아예 식사를 건너뛰기 일쑤였다. 이에 비해 울산 문수경기장 프레스센터에는 김밥, 샌드위치 등을 판매하는 매점과 식사 테이블을 준비하는 배려를 보였고, 무료 음료까지 제공해 외신 기자들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업무’쪽으로 들어가면 일본쪽이 신경을 많이 썼던 편. 니가타경기장에는 미리 전용 전화 회선을 신청해 설치하지 않더라도 기사 송고에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기자실에 따로 데이터 송신이 가능한 공중 전화를 15대 가량 충분히 비치했다. 공중 전화카드만 있으면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다. 팩스 역시 공중전화에 연결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반면 한국에서는 전용 전화를 예약하지 않으면 불편이 따른다. 데이터 송신이 가능한 공중 전화가 아예 없다. 일반 공중 전화도 수원, 울산이 각 3대씩밖에 없었다. 수원의 경우 한국통신에서 데이터 송신을 위한 회선을 제공했지만, 회선이 적어 경기 전부터 이름을 올려놓고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월드컵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다. 사용료도 국내 1통화에 3300원, 국외 1만원으로 비싼 편. 올림픽이나 세계 선수권 등의 경우처럼 최근에는 기자들이 많이 몰리는 스포츠 행사에 데이터 송신이 가능한 공중 전화를 설치하는 것은 기본이다.
한편 7일 수원 경기장에서는 축구협회에서 섭외한 통역이 껌을 씹으며 브라질 감독의 공식 인터뷰를 진행하는 상식 이하의 행동을 하는 등 곳곳에서 국내외 기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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