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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컨페더컵]외신들 "브라질 시대 이제 종말"

입력 | 2001-06-10 18:29:00


강자로 떠오른 ‘사커루’, 자존심 구긴 ‘삼바축구’.

9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1컨페더레이션스컵 3, 4위전에서 호주가 예상을 뒤엎고 브라질을 1-0으로 꺾자 외신들은 “호주가 강자로 떠올랐고 브라질은 몰락했다”고 전세계에 타전했다.

AP통신은 “세계랭킹 68위가 세계 2위 브라질을 꺾었다”라고 대서특필했다. AP는 프랭크 파리나 호주 감독이 “이날 승리로 호주 국가대표팀에 새로운 여명이 비치기 시작했다”고 한 말을 인용하며 호주의 선전을 보도했다. 특히 예선 A조 경기에서 최강 프랑스를 1-0으로 꺾으며 파란을 일으킨 호주가 한국과 일본(준결승)에 거푸 패할 때는 프랑스 격파가 ‘반짝돌풍’에 그친 것으로 여겨졌었는데 이날 브라질을 제압함으로써 ‘신흥강자’임을 확실하게 증명했다고 분석했다.

AFP통신도 호주가 비록 3위에 그쳤지만 월드컵챔피언 프랑스와 브라질을 무너뜨리는 자랑스러운 결과를 안고 홈으로 돌아가게 됐다고 전했다.

반면 브라질에 대한 평가는 가혹했다. AP는 “월드컵 4회 우승을 이룩한 브라질의 시대가 종말을 고했다”고 단정지었다. 종합전적 1승2무2패를 안은 브라질은 홈에서 팬들의 뜨거운 질타를 받을 게 뻔하다며 이미 브라질 언론이 에머르손 레웅 감독 경질설을 보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AP는 일부에서 브라질의 부진이 히바우두와 호나우두 등 간판스타가 빠져서 어쩔 수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프랑스도 지네딘 지단과 티에리 앙리가 빠졌고 호주도 이날 폴 오콘과 케빈 머스캣, 해리 케월 등 간판들이 다 빠져 변명거리가 못된다고 못박았다. AP는 또 호주가 오세아니아지역에서 1위를 차지하고 브라질이 남미예선에서 5위를 하게 될 경우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만날 수도 있다고 분석하며 다시 한번 브라질을 깎아내렸다.

AFP도 이날 패배로 브라질축구협회가 2002월드컵 예선에서도 불안한 성적을 내고 있는 레웅 감독에 대한 경질을 고려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감을 감추지 않았다.

호주와 브라질의 현지 반응도 역시 대조적이다. 올해로 창설 40주년을 맞는 호주축구협회는 컨페더레이션스컵의 선전을 무기삼아 축구강호들과 당당히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됐고 축구붐도 일으킬 수 있게 됐다며 축제분위기에 빠져 있다.

브라질에선 브라질축구협회가 성적 부진과 함께 내년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대표팀 쇄신을 이유로 레웅 감독을 경질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10일 외신들이 전하고 있다. 브라질언론들이 브라질이 호주전에서 패배한 직후 레웅 감독의 앞날을 묻는 등 레웅 감독에 대해 불리한 여론을 조성하며 협회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