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을 뽑을 때는 이 직원이 나중에 함께 일할 부서의 선배직원들에게 ‘우선 선발권’을 줍니다. 부서마다 특성이 있어 함께 일할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결과가 좋기 때문입니다.”
FS코리아의 황재광 사장(사진)은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격주휴무제를 실시하고 휴양소를 운영하며 모든 직원에게 전세자금을 대출해주는 등 ‘가족경영’을 지향하는 기업인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세계적 화장품회사인 에이븐 레브론 코티 맥스팩터 등에 콤팩트케이스 브러시 네일케어 등 4000여종의 각종 화장품 액세서리를 수출만 하는 벤처기업. 한국 수출기업이 추구해야할 과제로 꼽히는 ‘소량 다품종’생산을 실천하고 있는 대표기업인 셈이다.
영국의 대형 화장품회사인 슈퍼드럭은 100%, 부츠는 70%를 이 회사 제품으로 쓰고 있다. FS코리아는 또 직접 수출은 아니지만 국제딜러를 통해 샤넬 에스티로더 크리스찬디오르 로레알 등에도 납품하고 있다.
모든 제품의 납품가격이 개당 1달러 이하. 그러나 작년 1500만달러 어치를 팔아 수출의 날 행사에서 ‘1000만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FS는 From Seoul이라는 뜻입니다. 한국의 서울에서 시작해 세계시장을 무대로 기업활동을 벌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거죠.”
황 사장은 강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을 생활신조로 지킨다. 세계시장에서 제품당 1센트의 이익이라도 얻기 위해 내로라 하는 외국기업들과 처절한 경쟁을 하며 얻은 경험을 압축한 것.
화장품 재료는 가격이 낮지만 기술이 좋아야 한다. 이때문에 손기술이 뛰어난 중국 대만 등이 최근 경쟁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FS코리아는 가격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하청생산을 발주하기도 하지만 가정주부에게 일감을 주고 집에서 만들어오게 하는 가정부업 형태로 많은 품목을 아웃소싱한다. 제품을 납품받는 세계 주요 화장품회사는 ‘품질과 서비스 등에서 다른 회사보다 낫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경기 동두천에 위치한 이 회사의 공장은 특급호텔 수준의 시설과 환경을 자랑한다. 88년 설립된 이 회사는 일용직 포함 직원 수가 135명에 불과하지만 직원 1명이 1.5대의 컴퓨터를 보유할 정도로 정보화에 대한 관심도 높다.
황 사장은 대학 재학시절 브러시 생산공장에서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일을 졸업 후 가내공업 형태의 사업으로 발전시켰다. 초기에 친구들이 “10원짜리 장사해서 밥 먹고 살겠느냐”고 놀려 속이 상하기도 했지만 아내와 두딸의 응원이 회사를 오늘같이 키우는데 큰 힘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기회는 준비한 사람에게만 오고 노력 없이는 대가도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 국내시장에 왜 판매하지 않느냐고 물어보자 황 사장은 “수출 물량을 납기 내에 대주기 어려울 정도로 주문이 많기 때문”이라고 웃으면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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