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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육로관광' 평가]소강 남북관계에 돌파구

입력 | 2001-06-10 18:42:00


현대아산과 북한의 금강산관광사업 정상화 합의는 미국의 북-미대화 재개 선언과 맞물려 소강상태에 빠졌던 남북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합의한 △대가(代價) 조정 △육로관광 △관광특구 지정은 금강산 관광사업의 수익성 보장에 필요한 조건이면서 동시에 남북대화 재개의 실마리가 될 수 있는 것들이다.

육로관광만 하더라도 실현되려면 군사분계선 통과문제를 북측과 협의해야 한다. 이는 경의선 복원 협의처럼 남북 당국간의 협상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문제는 양측의 ‘사업 정상화’ 합의만으로는 금강산 관광사업이 제 궤도에 오르기 어렵다는 데에 있다. 한 예로 육로관광을 위한 당국간 회담이라도 가지려면 밀린 관광 대금을 북측에 지불해야 하는데 현대아산의 재정은 이미 바닥나 있다. 결국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는 △금융권 대출 △남북협력기금 대출 등의 방안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그러나 세금으로 조성된 협력기금을 민간기업의 실패한 사업에 지원하는 데 대해서는 비난 여론이 거세다.

궁극적으로 금강산 관광사업이 성공하려면 일종의 컨소시엄이 구성되어야 하지만 ‘대북 사업은 깨진 독에 물 붓기’라는 인식이 확산돼 있는 상황이어서 이 역시 쉽지 않다. 그렇다고 대북사업 참여 기업에 세제·금융상의 혜택을 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사업 정상화’ 합의로 남북대화 재개의 실마리가 마련됐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것이 실제로 각 분야에서 의미있는 대화와 접촉으로 이어질지는 좀더 시간을 두고 봐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다. 해법이 있다면 북측이 금강산 사업을 제외한 다른 남북대화에도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줌으로써 우리 정부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인데 이 또한 쉽지 않다. 북한은 당국간 대화를 재개하려면 전력을 지원해 달라고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북에 전력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