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도 뒤늦게 가뭄극복 지원을 위해 정쟁을 자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전용학(田溶鶴) 대변인과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9일 각각 ‘당분간 소모적인 정쟁을 중단하고 가뭄극복에 나서자’는 취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우선 당원연수 일정을 모두 9월로 연기하고 가용인력을 최대한 농촌 현장에 투입해 가뭄극복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민주당은 또 체육대회 야유회 단합대회 등 일체의 행사를 중단하고 가뭄 극복에 전력하라는 지침을 전국 지구당에 보냈다.
한나라당도 ‘가뭄극복을 위한 당원 총동원령’을 내리고, 전 지구당이 모금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자원봉사조직을 중심으로 가뭄지역 돕기에 적극 나서라고 지시했다.
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당내에 ‘수자원관리 종합대책 특위’를 설치했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 강운태(姜雲太) 제2정조위원장은 이날 추경예산의 사용처에 가뭄피해 대책비를 포함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힘으로써 추경편성 논란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민심 동향에 누구보다도 민감한 여야 대선 예비주자들도 속속 가뭄현장으로 발길을 향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당직자 및 소속 의원 10여명과 함께 10일 경기 이천시 백사면의 한 농촌마을을 찾아 양수기 5대를 전달하고 농민들을 위로했다. 이 총재는 바지를 걷어올린 채 맨발 차림으로 농민들의 물대기 작업을 돕기도 했다.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은 10일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가뭄지역 봉사활동으로 긴급히 일정 바꿔 충북 괴산군 칠성면 송동리에 양수기 등을 기증하고 지지자들과 함께 모내기를 도왔다.
이 밖에 민주당의 한화갑(韓和甲) 김근태(金槿泰)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 등 다른 대선 예비주자들도 지방 방문을 취소하고 가뭄현장을 방문하는 등 일정을 재조정했다.
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