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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1주년 여론조사]"대북 電力지원땐 대가받아야" 59%

입력 | 2001-06-10 18:47:00


동아일보가 6·15 남북공동선언 1주년을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대북정책을 둘러싼 정부와 일반 국민간의 인식의 차이가 작지 않음을 보여준다.

정부는 평양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에 괄목할 만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해 왔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데에도 남북관계 개선 노력이 크게 반영됐다고 설명해 왔다. 국민 대다수도 그렇게 믿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작 국민의 절반(49%)은 남북관계에 별로 진전이 없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격한 인식의 차이가 아닐 수 없다.

정부 관계자들은 “1년 전 정상회담 당시의 기대가 뜨거웠던 만큼 실망도 크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보다는 야당의 ‘퍼주기식’ 대북 지원 주장으로 집약되듯이 ‘남북관계에 실질적인 변화는 없는데 북한은 매일 뭔가를 달라고만 하고 정부는 그런 북한에 끌려가기만 한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된 탓으로 보인다.

이 같은 분석은 금강산 관광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의 필요성에서도 나타난다. 응답자들의 절반이 넘는 52.7%는 ‘남북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이 있더라도 지원할 필요가 없다’고 답한 것.

북한이 요청해 온 전력 지원에 대해서도 반응은 마찬가지였다. 응답자의 59.5%가 ‘상응하는 대가를 받고 지원해야 한다’고 답했고 ‘지원할 필요가 없다’고 답한 응답자도 24.6%나 됐다. 무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답한 사람은 15.8%에 불과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북한 상선의 영해 및 북방한계선(NLL) 침범을 허용한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강했다. 정부가 ‘보다 강경하게 대응했어야 했다’(66.0%)는 답변이 ‘남북관계를 고려해 적절히 대응했다’(32.6%)는 응답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강경 대응’ 응답률은 연령별로도 20대(67.0%) 30대(62.0%) 40대(61.9%) 50대 이상(72.0%)에서 고르게 나타나 ‘연령층이 높을수록 보수적이며 안보의식이 강하다’는 통념도 뛰어넘었다.

몇 가지 긍정적인 것은 부시 정부의 북-미대화 재개가 남북관계 진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69.7%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고, 절반이 넘는 66.3%가 북한의 개혁 개방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았다는 점이다.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