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정부투자기관과 20개 정부출자기관 등 33개 공기업이 최근 3년간(1998∼2000년) 모두 11조143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9개 금융출자기관의 순손실액은 19조264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예결위 간사인 한나라당 이한구(李漢久) 의원은 10일 재경부 등 관련 부처로부터 제출받은 13개 정부투자기관과 20개 정부출자기관 등 33개 공기업의 재무제표를 자체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금융출자기관 중 국민은행(9010억원) 주택은행(6837억원) 수출입은행(436억원) 등 3개 기관은 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산업은행(-6조761억원) 서울은행(-4조9953억원) 한국투자신탁(-3조6160억원) 제일은행(-3조3132억원) 등 6개 기관은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에 13개 정부투자기관과 11개 비금융출자기관은 각각 4조9138억원과 3조2066억원의 순이익을 내 겉으로는 양호한 경영실적으로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의원은 이들 공기업의 상당수가 영업실적보다 ‘돈놀이’에 의해 이익을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4개 기관 중 13개 기관은 이자수익이 이자비용보다 더 많고 특히 광업진흥공사와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순이자수익은 각각 당기순이익 합계액의 1461.5%와 515.5%나 되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24개 기관 중 3년 평균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1 이하인 기업은 농업기반공사, 주택공사, 송유관공사, 토지공사 등 모두 9개 기업이었다.
또 투하자본 운용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총자산회전율(16.7%)과 자기자본회전율(94.7%)은 33개 공기업 평균이 시장평균(49.8%, 239.0%)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해 공공재를 공급하는 공기업의 성격을 감안하더라도 자산운용이 비효율적이라고 이 의원은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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