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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마당/최원회]'교생실습 제한' 현실성 없다

입력 | 2001-06-10 19:11:00


교직과정을 이수하는 대학생이면 누구나 희망할 수 있는 교원실습을 교사 임용고시 합격자에 한해 실시하자는 한병희 충남대 교수의 기고 ‘교사 임용고시 합격자만 실습을’(본보 6월5일자 6면 ‘여론마당’)에 대해 반론이 제기됐다. 토론의 활성화를 위해 반론을 게재한다.

교육실습은 교사 양성과정의 핵심이며, 교사 선발의 주요 준거이다. 한병희 교수가 지적한 문제점은 본질적으로 교원양성기관의 난립에서 발생한 것으로 그의 주장은 교직의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데서 나온 것이다. 교육실습을 비용, 시간 및 노력 최소화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은 우려할 일이다.

첫째, 최근 교육실습 희망자가 급증하여 실습대상 학교를 구하기 어렵다고 했는데, 이는 일부 사범대학과 교직과정을 개설한 대부분의 대학이 부속 중고교를 설치하지 않은데서 발생한 문제이다. 학교에 대한 지원이나 교사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가 없는 상황에서 일선 중고교가 실습대상자를 꺼리는 것은 극히 당연한 일이다. 또한, 실습대상 중고교는 연간 4, 5주간의 실습을 위해서 연중 많은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러한 여건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학교가 실습대상자를 받아들이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둘째, 교육실습으로 인해 중고교 수업이 차질을 빚기 때문에 학생, 학부모 및 교사가 교육실습자를 꺼리고 있다고 했는데 수긍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부속고교나 실습대용학교는 대학입시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며, 오히려 학생들의 학력과 사회적 기능의 신장, 인성교육 등에 교육실습 과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셋째, 실습 대학생의 수업결손 문제를 지적했는데, 대부분의 경우 실습 이전에 보충강의를 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넷째,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교사임용고시 합격자에 한해 교육실습을 실시하자는 주장은 교직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교사 선발은 1차로 교사임용고시의 지필검사를 통해 관련분야의 지적능력이 우수한 사람을 선발예정인원의 120% 정도 선발하고, 이어서 2차로 시도교육청이 임용고시 합격자를 대상으로 수업능력에 대한 실기평가와 인성, 교양 등에 대한 논술 및 면접고사를 실시해 이루어진다. 교사임용고시는 2단계 교사선발 과정 중 1단계일 뿐이다. 교사임용고시 합격자에 한해 교육실습을 하면 교사 선발과정에서 수업능력, 인성, 교양 등에 대한 평가가 불가능해진다.

최근 많은 사범대학이 오히려 교육실습을 강화하여 이수학점을 늘리고 있다. 대부분의 사립 중고교가 임용고시를 거치지 않았어도 교원자격증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수업능력, 인성, 교양 등을 평가해 교사를 충원하는 현실을 감안해도 교직이수과정에서의 교육실습은 필수적이다. 한 교수의 주장대로 임용고시 합격자에 한해 교육실습을 실시해도 실습대상 학교를 구하기는 여전히 어렵고 실습대상 중고교생의 수업결손 문제 역시 그대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