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장거리 미사일 개발 억제 등 몇 가지 중요한 안보 문제를 다루기 위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기로 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다.
백악관은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한다는 결정이 미국의 대북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무기한 연기한 것이 불과 3개월 전이었다. 부시 행정부는 신중한 내부 검토를 통해 외교적 방법이 북한을 다룰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란 점을 인식한 것 같다. 미사일 합의에 철저한 검증 조건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는 장소는 바로 협상테이블이다.
부시 행정부가 대북한 대화 목표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 및 수출에 대한 검증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국제 사찰 △남한을 위협하는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의 이동 등으로 선언한 것도 옳은 것이다.
북한이 이처럼 정당한 미국의 우려사항을 적절하게 다루려고 한다면 미국은 인도주의적 원조를 늘리고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완화할 준비가 돼 있다.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를 일시 중단함으로써 포용정책을 추진해 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좌절시키고 북한 내부에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폭시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일정이 아직까지도 잡히지 않는 등의 부작용을 가져왔다. 이번 부시 행정부의 대북협상 재개 결정을 계기로 한미간의 협력도 강화될 것이다.
북한은 최상의 상황에서도 성마르고 예측 불가능한 협상 파트너였다. 북한은 부시 행정부가 제시한 협상목표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바란다는 의사 표명이 진심이라면 부시 행정부의 협상재개 제안에 대해 긍정적이고 건설적으로 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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