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하 모임)이 만든 중학교용 역사교과서의 채택에 반대하기 위해 11일 오후 한국 중국 일본 등 시민단체 대표와 회원 500여명이 도쿄(東京) 문부과학성 건물을 둘러싸는 인간띠 잇기 행사를 가졌다. 일본의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네트워크 21’ 등을 비롯해 아시아 각국 단체로 구성된 ‘역사왜곡 교과서를 용서할 수 없다! 아시아연대 긴급회의’는 이날 집회에서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군 위안부 존재를 ‘화장실의 역사’라며 삭제한 모임 교과서가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교재로 채택돼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참석자들은 “모임 교과서가 근린제국 조항은 물론 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총리의 담화, 98년 한일 공동파트너십 선언에 위반되는데도 교과서 검정에 합격시킨 일본 정부의 책임을 촉구한다”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앞서 이들은 이날 오전 도쿄 시내 한국 YMCA 회관에서 이틀째 회의를 열어 모임 교과서 채택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채택했다. 이들은 또 일본 내에서 우익교과서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모임 교과서 채택을 적극 저지하기로 결의했다.
회의에는 한국측에서 민주당 김희선(金希宣)의원이 참석해 “일본 정부가 계속 교과서 수정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일 경우 관련 국가는 물론 세계 모두가 일본에 등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의원은 이날 오후 일한의원연맹회장인 이토 소이치로(伊藤宗一郞)의원을 만나 왜곡교과서 재수정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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