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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경찰 안전띠단속 100일 "과연 생명의 띠"

입력 | 2001-06-11 18:46:00


3월 2일 시작된 경찰의 안전띠 착용 단속이 9일로 100일을 넘기면서 그 효과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11일 경찰청에 따르면 3월 1일부터 6월 5일까지 교통사고 사망자는 2077명. 지난해 같은 기간 2770명보다 25%가 줄어들었다. 이 기간중 교통사고로 인해 발생한 모든 사회적 비용도 2356억여원이나 절감된 것으로 분석됐다.

▽안전띠는 ‘생명띠’〓지난달 27일 오후 9시 강모씨(33·여) 등 4명이 탄 프린스 승용차가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서울기점 325.5㎞ 지점에서 갑자기 뒷바퀴에 펑크가 나며 뒤집히는 사고가 일어났다. 공중에서 2∼3바퀴를 돈 차량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서졌지만 안전띠를 매고 있던 운전자 강씨 등 앞자리에 탔던 2명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안전띠를 매지 않은 뒷좌석 승객 이모씨(33·여) 등 2명은 차량 밖으로 튕겨져 나와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18일 낮 12시경엔 수학여행에서 돌아오던 안양 부흥고 학생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영동고속도로 상행선 127㎞ 지점에서 갑자기 균형을 잃고 미끄러져 중앙선쪽 잔디밭으로 돌진했다. 그러나 승객 43명 중 사망자는 이모양(18) 단 한 명. 바로 전에 들렀던 휴게소에서 인솔교사가 학생 전원에게 안전띠를 착용하라고 지시한 것이 사고피해를 줄인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올해 1∼6월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327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사망자수 4399명보다 1127명이 감소했다. 1∼2월 사이엔 폭설로 인한 차량운행 감소가 주된 원인이었지만 3∼6월은 안전띠 착용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이 경찰의 분석.

도로교통안전공단측은 “교통사고 사망자의 74.6%가 안전띠 미착용자인 점을 감안하면 안전띠 착용만으로 3월부터 올 연말까지 1200명 이상의 운전자들이 목숨을 구하는 셈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뀌는 국민의식〓여론조사기관 코리아리서치가 이달 5일 전국 10여개 도시 20세 이상 운전자 10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안전띠 착용률은 97.7%였다. 지난해 11월 조사 때는 겨우 23.4%. 안전띠 착용률 97.7%는 일본의 82.8%보다도 높은 수치.

더욱이 운전자의 77.8%가 같은 차량에 탄 탑승자에게도 안전띠 착용을 권유하고 있으며 권유를 받은 탑승자 중 80.1%가 순순히 착용한다고 답해 안전띠 착용이 이제는 ‘당연한 탑승 습관’으로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범칙금 3만원의 타당성 여부에 대한 질문에도 58.4%의 운전자가 ‘적정하다’, 11.8%가 ‘높여야 한다’고 답해 70% 정도가 처벌수준과 경찰 단속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이달 중 안전연대 등 교통안전과 관련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안전띠 착용 생활화 범국민 운동본부’를 결성, 민간 주도의 국민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라며 “이제 안전띠 착용은 나 자신과 사회 전체를 위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