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업들이 고객관계경영(CRM)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요즘 마케팅 분야의 화두는 단연 1 대 1 마케팅이다. 1 대 1 마케팅이란 불특정 다수 소비자를 대상으로 광고를 하던 기존의 1 대 다(多) 마케팅과 대조된다. 즉, 고객 한명 한명의 제품 및 서비스 취향을 파악하여 개별고객에게 특화된 마케팅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패러다임이다.
많은 사람들은 컴퓨터와 인터넷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달로 1 대 1 마케팅 틀이 탄생했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갈치를 특히 좋아하는 철수엄마한테 동네 슈퍼아줌마가 전화를 해서 “철수엄마, 아주 싱싱한 갈치가 막 들어왔으니 빨리 오세요”하고 권하면 그것이 바로 1 대 1 마케팅이다. 이렇게 간단한 1 대 1 마케팅을 기업들이 하지 못하는 이유는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고객이 늘어나다 보니 자신의 고객이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를 동네 슈퍼아줌마처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알더라도 일일이 전화를 걸거나 방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보기술은 우리 기업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1 대 1 마케팅을 더욱 적은 비용으로 한층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은 1 대 1 마케팅을 아마도 지구상에서 가장 잘 구사하는 기업 중 하나일 것이다. 아마존은 특정고객이 빌 게이츠나 마이크로소프트 관련 도서를 구입할 경우 기억하고 있다가 그 고객이 다시 접속할 때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정보기술 중심으로 바꾸어 보여주고 또 향후 같은 주제의 신간이 나오면 e메일로 안내해 준다.
철수엄마는 왜 슈퍼아줌마 전화 한 통화에 슈퍼로 달려가는가? 그것은 슈퍼아줌마를 믿기 때문이고, 또 그 전화가 단순히 매출을 올리기 위한 세일즈 콜(sales call)이 아니라 철수엄마 본인의 취향을 정확히 짚어서 만족시켜 주는 밸류 콜(value call)이기 때문이다. 1 대 1 마케팅을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이 점을 깊이 새겨 볼 필요가 있다.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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