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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패트롤]'자퇴 사이트' 폐쇄에 네티즌 항의

입력 | 2001-06-12 08:41:00


정보통신윤리위원회(정통윤) 게시판이 사이트 폐쇄에 항의하는 네티즌으로 인해 연일 몸살을 앓고 있다.

자신의 알몸사진을 게재한 김인규 미술교사의 홈페이지 삭제에 대한 논란이 채 마무리되기도 전 이번에는 자퇴생들의 커뮤니티 사이트인 아이노스쿨넷(www.iNoSchool.net)이 정통윤에 의해 폐쇄 당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항의가 거세지고 있다.

정통윤(www.icec.or.kr)은 아이노스쿨넷이 학교 존재를 철저히 비판하고 자퇴와 가출을 조장하는 등 청소년 정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해 계정을 제공하는 ISP업체에게 지난 8일 사이트 폐쇄를 요청했다고 11일 밝혔다.

정통윤은 이미 지난 4월 19일 신고센터에 아이노스쿨넷의 불건전 정보에 대한 신고가 들어옴에 따라 지난 5월 16일 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사이트를 폐쇄키로 결정했다. 이에따라 정통윤은 지난 8일 ISP업체에 폐쇄요청공문을 보냈다.

이에대해 아이노스쿨넷 운영자와 이용자는 학교를 자퇴하거나 자퇴를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간에 의견을 나누고 자퇴에 대해 정보를 나누던 커뮤니티 사이트로, 절대 자퇴를 조장하거나 청소년에게 해를 끼치는 사이트가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다.

운영자인 김진혁군은 "아이노스쿨넷은 자퇴생을 낙오자 취급하다시피 하는 획일적인 통념 속에서 좌절하지 않도록 학교를 자퇴한 청소년들, 그리고 자퇴를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이 서로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기 위한 커뮤니티 사이트"라며 "정통윤이 경고조치 없이 일방적으로 사이트 폐쇄라는 극약 처방을 내린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군은 지난 9일 아이노스쿨넷 폐쇄 '항의 홈페이지(binj.hihome.com)'를 열고 정통윤의 홈페이지 폐쇄의 부당성과 아이노스쿨넷이 과연 폐쇄 당할 만큼 사회에 해가 되는 사이트인지 네티즌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폐쇄 전 홈페이지의 내용들을 보여주고 있다.

임효진 네티즌도 "자퇴를 조장하는 것은 좁고 네모난 교실에 40명에 가까운 아이들을 오후 늦게, 밤늦게까지 가둬놓고 획일적인 교육만을 강요하는 우리나라의 교육제도"라며 "학교가 아닌 다른 곳에서 자신의 길을 찾고있는 청소년들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사이트를 일방적으로 폐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정통윤 홈페이지, 아이노스쿨 임시게시판 등을 비롯해 수백건에 달하는 항의성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통윤 관계자는 "사이트 폐쇄에 대한 재심의 등 정당한 요청은 외면하고 각종 게시판을 비난과 비방만 난무하는 글로 도배하는 것은 무척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국명lkmh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