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클라호마 연방청사 폭파범티모시 맥베이가 11일 오전 7시14분(한국시간 오후 9시14분)께 인디애나주 테러호트 연방교도소에서 사형에 처해졌다.
창백한 안색의 맥베이는 이날 교도관들의 호위를 받으며 흰색 티셔츠에 카키색바지차림으로 처형장에 들어섰다.
이어 맥베이와 함께 처형장에 입장한 교도관 할리 라핀과 연방 보안관 프랭크 앤더슨은 맥베이를 처형대 위에 올려 놓았다.
처형대 위에 올려진 맥베이는 연방환승센터에서 폐쇄회로TV를 통해 처형장면을 기다리던 희생자 가족들을 쳐다보듯 폐쇄회로 카메라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마지막 순간을 기다렸다.
처형시간이 임박하자 팔장을 낀채 한 쪽에 서있던 교도관 라핀이 맥베이에게 "마지막으로 남길 말이 없느냐"고 물었다.
맥베이는 "남길 말이 없다"고 간단히 답한 뒤 `나는 내 운명의 주인, 나는 내영혼의 선장'이라는 시구가 담긴 영국시인 윌리엄 어니스트 헨리의 시 「인빅터스」(1875년)를 취재진에게 전해줄 것을 라핀에게 요청했다.
라핀은 1분 동안 맥베이의 마지막 유언을 기다린 뒤 맥베이의 범죄사실을 나열했다. 맥베이는 라핀이 자신의 범죄사실을 나열하는 동안에도 자신의 머리 위쪽에 설치된 카메라에 시선을 맞춘채 아무런 표정변화도 보이지 않았다.
범죄 사실 나열을 마친 라핀이 앤더슨 연방보안관에게 "준비가 됐습니다, 사형을 집행할까요"라고 묻자 앤더슨은 벽에 설치된 붉은 색의 전화를 들어 어떤 사람과 통화한 뒤에 "사형을 집행하라"고 답했다.
맥베이는 처형 직전 묶여있던 처형대에서 고개를 들어 현장증인과 취재진 10명, 희생자 가족 10명이 자신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처형장의 색상처리된 창문을 쳐다봤다.
자신의 오른쪽 다리에 독극물 주사가 주입되자 맥베이는 두 차례 깊은 숨을 내쉰뒤 한 차례 거친 호흡을 몰아 쉬었다. 이윽고 머리가 뒤로 젖혀지고 멍한 시선은 천장을 향했다.
맥베이가 언제 사망했는지는 정확히 알수 없지만 그의 피부색은 창백한 흰색에서 누런색으로 변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교도관 라핀은 8시 14분 맥베이 사망을 선언했다.
처형장의 창문을 통해 맥베이의 사형 집행 순간을 지켜본 폭스 뉴스의 셰퍼드스미스 기자는 "맥베이가 처형되기 전 창문 건너편에 입회한 증인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연방청사 폭파사건으로 손자들을 잃은 캐시 윌번은 연방환승센터에 설치된 대형화면을 통해 사형 장면을 지켜본뒤 "나는 오늘 악마의 얼굴을 봤다"는 말로 맥베이의 테러 행위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다.[미 인디애나주 테러호트= AP AFP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