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히 향상되는 여성의 지적 역량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여성의 평균 교육기간은 9.37년으로 길어졌다. 아직 남자보다 1.81년 짧지만, 20∼29세의 경우는 남녀가 같고, 6∼19세에서는 여성이 오히려 길다. 전체여성 중 고졸 이상은 34.8%, 대졸자는 13.1%로 47.9%가 고졸 이상의 학력을 가지고 있다.
여성의 지적기반이 이처럼 향상되고 있는데도 사회참여는 오히려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여성국회의원의 비율은 85년 3.3%에서 95년 3.0%(현재 5.9%)에 머물러 있다. 여성근로자 중 과장급은 4.8%, 여성공무원 중 5급 이상은 3.4%에 불과하다. 이러한 성의 계층화 현상은 정부투자기관에서 더욱 심하다. 여성근로자의 66.1%는 서비스 부문에 편중되어 있으며, 10개 직종에 전체 취업자의 88.8%가 집중되어 있다. 인터넷 이용자수도 남성의 41.8%에 불과해 정보화에서도 여성의 소외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식기반시대는 자유경쟁 원리에 따라 지적 능력자를 활용하는 사회체제가 중요하다. 차별적 관행 때문에 여성의 향상된 지적 역량을 활용하지 못하면 국가발전에도 장애가 된다. 향상된 역량이 정상적으로 수용되지 못할 경우 여성들은 각종 시민운동이나 세력화를 조성하는 방향으로 탈출구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여성정책의 중점은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에 두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평등의식을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여성 사회참여의 걸림돌을 완화하는 모성보호제도를 확대해야 하고, 공무원 채용에 적용하고 있는 잠정적 우대조치가 기업에도 확산되도록 인센티브를 주어야 한다. 또한 여성이 주류문화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정보화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이러한 정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여성정책의 기본틀을 복지중심에서 주류화 정책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여성부는 기능과 구조면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여성정책이 실효성 있게 추진되도록 정책방향을 설정하여야 할 것이다.
조우철(한국 공공행정품질협의회장·상명대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