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비주류 중진인 김덕룡(金德龍) 의원은 12일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생활하는 시간에 비례해 눈이 흐려지고 귀가 어두워지는 것은 대통령이 당정을 틀어쥐고 모든 것을 독선적으로 결정하는 정치 시스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중앙대 행정대학원 초청 특강에서 “지난달 미국 방문 때 많은 교민들이 한결같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총기가 흐려졌다’고 하더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에 대해서도 “이 총재도 반 DJ 지역정서에 편승하고 3김씨보다 더 강한 1인 지배체제로 의원들을 대권몰이에 내몰고 있다”며 “야당 총재일 때도 ‘제왕적 총재’로 군림해 웬만한 사람들은 ‘노’라고 못하는데 대통령이 된 뒤 누가 감히 ‘노’라고 하겠느냐”고 비난했다.
그는 또 “지금이야말로 정치권을 새롭게 바꿀 ‘신풍운동’이 요구된다”며 “민주당 소장파 의원들은 야당을 하겠다는 각오로 본격적인 정치개혁에 나서야 하며, 한나라당 개혁세력들도 집권에만 연연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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