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가뭄에 따른 채소값 폭등으로 물가에 비상이 켜지면서 정부가 긴급대책 마련에 나섰다. 또 한국은행은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 5월과 마찬가지로 5%대(작년 동월 대비)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농림부는 12일 농협을 통한 계약재배 물량을 시장에 빨리 내놓는 등의 내용을 뼈대로 하는 채소류 가격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농협이 계약재배하고 있는 배추와 무의 출하물량은 현재 하루 400t에서 450t으로 늘어난다.
정부는 또 농협을 통해 오이 6만3000t, 호박 3만5000t, 가지 7000t 등 모두 10만5000t의 시설채소 출하약정 물량도 당초 예정보다 빨리 출하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7월부터 본격 출하되는 고랭지 무와 배추의 계약재배 물량의 출하시기를 이달 중하순으로 앞당기고 물량도 작년보다 8000t 많은 15만5000t으로 늘렸다.
12일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에서 상품(上品) 경락가격 기준으로 배추는 5t 트럭 한 대당 작년보다 158% 오른 485만원, 무는 작년보다 65% 오른 300만원에 거래됐다. 또 당근(20㎏)은 작년보다 82% 오른 2만5500원, 양배추(10㎏)는 작년보다 58% 오른 4700원, 호박(10㎏)은 20% 오른 1만원, 풋고추(10㎏)는 13% 오른 2만4000원에 각각 팔렸다.
한편 한국은행 관계자는 “6월은 채소류 출하철이어서 매년 채소류 가격이 전월 대비 떨어졌지만 올해는 이와 반대로 채소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며 “이달 소비자물가 억제 목표 4%대는 지키기 어려울 것 같다”고 12일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가뭄이 소비자물가가 물가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지는 모르지만 올 소비자물가 억제 목표(4% 미만)를 지키는 데 적신호가 켜진 것만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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