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전자 하나로 작동하는 트랜지스터와 동전 크기의 반도체에 CD 1538장의 데이터를 넣을 수 있는 물질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 천진우 교수팀은 1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크기의 황화카드뮴(CdS) 반도체 입자와 코발트-백금(CoPt) 합금 자성물질 합성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천 교수팀이 만든 나노물질들은 실험실에서 간단한 화학반응만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 차세대 반도체 및 정보저장 매체로 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최고 수준의 반도체 물질은 200㎚ 수준이다. 천 교수팀이 만든 CdS 반도체 입자는 두께 2㎚, 길이 10㎚로 기존의 반도체가 수많은 전자를 이동시켜 작동하는 데 비해 전자 하나만 이동시켜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막대, 사각다리, 꺾쇠, 삼각다리 등 여러 모양으로 만들 수 있다.
세계적으로 이 정도 크기의 반도체 입자는 미국 버클리대 연구팀이 지난해 ‘네이처’에 발표한 카드뮴셀레늄(CdSe) 반도체 입자가 유일하지만 이것은 막대와 사각다리 모양만 가능하다. 이번에 합성된 나노물질들은 DNA와 같은 생체물질에 삽입해 유전정보를 얻거나 생체분자에 결합시켜 암세포를 찾고 약물을 전달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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